겨울철 한파는 우리의 몸을 더욱 움츠러들게 한다. 옷깃을 여미고 커피 한잔으로 꽁꽁 언 몸을 녹여보기도 하지만, 동장군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몸도 SOS를 보낸다. 특히 겨울은 근육이 괴로운 계절이다. 체중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근육은 그 종류만도 696개나 되며, 통증원인의 8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조직이다. 이러한 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우리 몸의 장기와 관절의 움직임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근육이 추위에 경직되면 우리 몸 여기저기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근근막통증증후군이다.
흔히 '담'이라고 불리는 근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과 근육을 싸고 있는 막에서 통증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근근막통증증후군은 어깨, 목 부근, 허리 등 근육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를 지속할 경우 발생한다. 때문에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사무직 직장인이나 수험생들에게도 발생하기 쉽다. 하루 종일 숙인 자세로 공부하거나 나쁜 자세로 오랫동안 TV를 시청하는 것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는 목이나 어깨, 허리 등의 부위에 통증유발점을 생기게 한다.
통증유발점은 잠복되며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약간의 체온 저하와 피로감만 나타나고 냉기가 축축한 날씨 등에 의해 활성화되기도 한다. 반면 통증유발점이 활성화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지며, 또 다른 부위로까지 통증이 이어져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우울증, 수면장애 등도 동반될 수 있다.
근근막통증증후군은 급성은 2~6주, 만성은 3~6개월의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의 기본은 통증유발점을 제거하여 통증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것이다.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통증유발점주사, 분무제제를 사용한 근육의 신장요법, 교감신경차단, 등의 치료법이 있으며, 보조적으로 냉찜질, 온습포,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근근막통증증후군은 통증유발점이 생기지 않도록 하거나 이미 생긴 잠재적 통증유발점이 활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근육이 피로해지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습관화해야 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피하고 1시간마다 5~10분 정도 자세를 바꿔주면 좋다.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우리 몸도 월동준비를 철저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희망찬 새해를 병실에서 맞이하는 것만큼 우울한 일이 어디 있으랴.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