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펀치가 12월 26일 금요일 오후 8시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리는 ‘THE BEST 공감콘서트’에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록밴드 세 팀이 함께한다. 이날 공연에는 내귀에도청장치를 비롯해 트랜스픽션, 로맨틱펀치가 무대를 꾸민다. 이들은 공연에서 ‘실험’, ‘유령의 눈물’, ‘고철소녀’, ‘축제’, ‘내게 돌아와’, ‘토요일 밤이 좋아’, ‘몽유병’ 등을 열창한다.
이날 공연에는 내귀에도청장치, 트랜스픽션과 함께 로맨틱펀치가 출연한다. 로맨틱펀치는 2009년 1집 앨범 ‘Romantic Punch’로 데뷔했다.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입지를 다졌다. 2012년에는 KBS ‘TOP밴드 서바이벌’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로맨틱펀치는 비교적 빨리 빛을 본 밴드다. 이들은 데뷔 5년 만에 지금의 자리를 꿰찼다. 혹자는 로맨틱펀치의 인기가 공중파의 힘이라 말한다. 이들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뛰어난 실력 탓이라 반격한다. 선배인 트랜스픽션은 로맨틱펀치를 ‘말이 필요 없는 밴드’라 표현하기도 했다. 가창력부터 연주까지 완벽하다는 의미다. 이들은 뛰어난 실력 덕분에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로맨틱펀치는 공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빽빽한 공연 스케줄이 로맨틱펀치의 열정을 증명한다. 이들은 2014년을 무대 위에서 보냈다. 올 한해 록으로 수많은 관객을 만난 로맨틱펀치와 함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괴짜와 천재의 경계, 로맨틱펀치
로맨틱펀치에게선 괴짜의 냄새가 난다. 비범한 헤어스타일부터 눈에 띄는 의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의 독특한 비주얼은 노래에서도 피어나온다. 이들의 곡에는 ‘락큰롤’을 외치는 로맨틱펀치만의 들썩임이 묻어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들은 생각보다 조용한 모습이었다. 진지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에선 록밴드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로맨틱펀치는 어떤 밴드일까. 록을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을 통해 그들의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멤버 각자가 록음악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우리 록을 하자’라고 정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장르에 대한 구분 없이 음악을 시작했다. 우리는 라이브 위주의 음악을 추구한다. 라이브는 관객 앞에서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공연이다. 이를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록을 시작했다.”
라이브를 추구하는 밴드는 실력이 기본이다. 실력 없는 공연은 형편없는 원맨쇼로 전락한다. 로맨틱펀치의 라이브 공연은 실력을 밑바탕으로 한다. 뛰어난 실력의 로맨틱펀치도 외면받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첫 데뷔 무대다. 이들은 오디션을 통해 올랐던 클럽 무대가 첫 공연이었다 말한다.
“홍대에 있는 ‘프리버드’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가졌다. 오디션을 통해 얻은 기회였다. 평일 공연에만 무대에 올랐다. 클럽은 주말에 관객이 많다. 평일에 클럽을 찾는 관객은 고작 대여섯 명이 전부다. 공연 첫날에는 지인들로 인해 클럽이 북적였다. 다음 공연부터는 관객이 확 줄었었다. 우리 공연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힘을 냈다. 관객과 즐기다 보니 재밌는 무대가 됐다.”
올해는 록의 해라고 불릴 만큼 록 공연이 줄을 이었다. 그중에서도 록 페스티벌의 호황은 눈에 띄는 성과였다. 록 페스티벌은 다수의 록밴드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록페스티벌은 숨어있던 마니아들을 끌어모으면서 하나의 공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맨틱펀치도 덩달아 바빠졌다. 이들은 다양한 공연에서 자신들의 매력을 선보이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로맨틱펀치는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로 록페스티벌인 'R.P FEST'을 꼽았다.
“올해 정말 많은 공연에 올랐다. 유난히 바쁘게 보낸 한해라 인상 깊은 공연을 꼽기가 힘들다. 굳이 꼽는다면 ‘R.P FEST’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공연은 로맨틱펀치의 55번째 단독공연을 축하하며 기획됐다. ‘R.P FEST’에 많은 동료가 함께했다. 이승환 선배님부터 트랜스픽션, 크라잉넛, 내귀에도청장치, 갤럭시 익스프레스, 고고스타, 게이트 플라워까지 어마어마한 출연진이 함께했다. 이들과 한 무대에 선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 올해 가장 강렬한 기억이다.”
로맨틱펀치는 2014년의 마지막도 무대에서 보낸다. 이들은 12월 26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리는 ‘THE BEST 공감콘서트’에 출연한다. 로맨틱펀치는 이날 공연에서 ‘Glam Slam’, ‘미드나잇신데렐라’, ‘몽유병’, ‘치명적치료’, ‘야미볼’, ‘토요일 밤이 좋아’로 펑키한 무대를 꾸민다. 이날 선보이는 곡들은 로맨틱펀치를 대표하는 노래다. 특히 ‘토요일 밤이 좋아’는 팬과 선후배가 인정하는 명곡이다. 로맨틱펀치에게는 어떤 곡이 가장 특별할까. 그들은 가장 특별한 곡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곡’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THE BEST 공감콘서트’에서 선보이는 곡들은 경쾌한 음악이다. 특별한 이유로 선곡한 곡은 없다. 우리가 만들어낸 노래는 모두 특별하다. 대중들의 반응은 곡마다 다르다. 그렇다고 우리도 휩쓸리면 안 된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곡들은 모두 로맨틱펀치의 색깔이 담겨있다.”
이번 공연에는 로맨틱펀치 말고도 내귀에도청장치, 트랜스픽션이 함께한다. 두 밴드는 올해 많은 무대에 함께 올랐다. 로맨틱펀치에게 그들은 ‘하늘 같은’ 존재다. 음악을 꿈꾸던 시절 두 밴드는 롤모델이자 희망이었다. 로맨틱펀치는 동경하던 밴드와 함께한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한다.
“내귀에도청장치는 데뷔 전부터 존경하던 밴드다. 이들은 연주력, 퍼포먼스, 힘의 비율이 결점 하나 없이 완벽하다. 내귀에도청장치는 스타일이 확실한 밴드다. 오랫동안 하나의 스타일을 고집한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어느 무대에도 주눅 들지 않는 태도를 배우고 싶다. 트랜스픽션은 자타가 공인하는 밴드다. 이들은 송라이팅이 정말 뛰어나다. ‘내게 돌아와’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것은 실력 때문이다. 무대에 오른 트랜스픽션을 보면 세계적인 슈퍼 록스타가 떠오른다.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대단한 밴드다.”
화가의 명작을 볼 때 우리는 경외심을 느낀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노래는 전율을 선사한다. 로맨틱펀치 역시 전율을 느낀 순간이 있다. 트랜스픽션과 내귀에도청장치의 곡을 들었을 때다. 로맨틱펀치는 내귀에도청장치의 ‘실험’과 트랜스픽션의 ‘승리를 위하여’가 가장 탐나는 곡이라 말한다.
“‘실험’은 정말 명곡이다. 지난번 공연에서 ‘실험’으로 내귀에도청장치와 콜라보무대를 가졌었다. 콜라보를 위해 커버와 편곡 작업을 함께했다. ‘실험’은 분석할수록 완벽해 보이더라. 정말 대단한 곡이다. ‘승리를 위하여’는 트랜스픽션의 대표곡이다. 이 곡은 월드컵 응원곡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도 붉은악마와 함께 응원곡을 작업했었다. 누군가를 흥분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를 그때 깨달았다. 힘들었던 당시를 생각하면 트랜스픽션이 존경스럽다. ‘승리를 위하여’가 얼마나 대단한 곡인지 새삼 실감했다.”
마지막으로 2015년 활동계획에 대해 물었다. 로맨틱펀치는 다소 진지한 얼굴로 운을 뗐다. 이들은 “음반을 계획하고 있다. 2015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 벌써 계획 중인 공연이 많다. 올해처럼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 같다. 내년에는 더 바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2015년은 모두가 ‘락큰롤’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newsta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