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땅콩리턴'사태‥조양호·조현아 父女 고개숙여

입력 2014-12-12 17:23
수정 2014-12-12 18:11
1. 이문현 기자-(LTE현장연결) 조양호 회장 사과

2. 임원식 기자-대한항공 이미지 추락 차단

<앵커>

좀 더 자세한 내용 산업팀 지수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고개를 숙였군요.

<기자>

네, 국토부의 출석요구에 한차례 출두를 거부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결국 국민들 앞에 사과했습니다.

오늘 오후 3시 대한항공 본사 근처 국토교통부에 '땅콩 리턴 사태' 조사를 받기 위해 조 전 부사장이 출두를 했는데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승무원들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발언 내용을 다시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승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입니다.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습니다."

<앵커>

네, 처음부터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커지지는 않았을 텐데..

<기자>

네, 처음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메뉴얼을 어겼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질책은 정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이미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 관련내용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내용중에는 '땅콩을 봉지째'서빙한 것이 아니라 '땅콩 봉지를 손에 들고 의사를 물었다..원래 메뉴얼 대로라면 봉지째 서비스 하는 것이 맞다 등의 세세한 상황들을 네티즌들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대응이 반감을 샀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10일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을 '업부방해'혐의로 고발했고, 승무원들의 인권침해 문제까지 거론했습니다.

검찰도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참여연대가 고발장을 점수한지 하루만에 어제 대한항공본사를 압수수색 한 것입니다.

사태가 커지자 조현아 전 부사장 뿐 아니라 조양호 회장까지 나서 국민들 앞에 나서 고객를 숙이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현재 조현아 전 부회장이 맡고 있는 직책을 모두 내려놓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양호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제가 여식에 대한 교육을 잘못 시킨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조현아의 아비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조현아는 대한항공 부사장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 계열사 대표 등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 조현아 부사장은 9일 '땅콩 리턴'사태가 불거지자 대한항공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본부장에서 사퇴했고, 10일에는 부사장직도 내려놨습니다.

하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이 있어왔는데요.

오늘로써 대한항공 등기이사직과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산업개발과 한진관광 등 3개 계열사 대표직도 내려놓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맡고 있던 송현동 호텔 건립 사업등에 한진그룹의 일부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앵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오늘 어떤 조사를 받게 되나요? 또 처벌수위는?

<기자>

네, 오늘 벌어진 국토부의 조사에서 쟁점은 조 전 부사장이 '램프 리턴'을 강요했는지 여부입니다.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장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비행기를 되돌린 경우라면 처벌하지 않지만 조 전 부사장이 강요했다면 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장과 JFK의 공항간의 교신 내용을 들어보면 기장이 차제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관련 내용을 들어보시죠

<대한항공-JKF관제탑 교신내용>

- 한명을 다른 승무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긴가요?

- 사무장 내리고...부사무장이 사무장 역할을 하고요.. 추가로 교대하는 것은 아니고요.

- 네, 알겠습니다.

또 직무방해죄가 적용되면 처벌수위가 높아집니다.

운항중인 항공기의 정상 운항이나 기장의 직무를 방해한 것으로 밝혀지면 1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이 오너의 지위를 이용해 기장에게 회항을 강요했는지와 램프 리턴이 정상운항을 방해했는지 여부가 가장 관건입니다.

검찰은 이미 승무원들의 조사를 마쳤지만 승무원들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서 1등석에 탔던 승객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조양호 회장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대한항공 내부의 분위기.. 특히 승무원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단 대한항공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경직돼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되도록 언급을 삼가하고, 오히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터질 일이 터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고객'서비스 강화만 외쳤고, 승무원들에 대한 보호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승무원은 '고객불만 카드'가 접수되면 '무조건 고객편'이지 승무원들의 이야기는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아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날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번사태로 오히려 서비스 교육시간이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직접 머리숙여 사과하고, 모든 보직에서 사퇴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고 하지만 대한항공은 오너로서 직원들간의 신뢰를 쌓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산업팀 지수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