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둘째 생긴 건 첫째와 한현민이 알더라

입력 2014-12-11 11:55
한 달 전쯤인가. 우리 남편 정진욱 씨의 동료인 개그맨 한현민 씨가 "태몽을 꿨는데 혹시 너희 꿈 아니냐?"라는 말을 건넸다. 이건 무슨 소리?



지난 칼럼에서도 현재로선 아이 하나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읊었거늘..."우린 아닌 것 같은데? 아직 둘째 가질 준비가 안됐어~"라고 말한 지 3주가 지났다.

그 뒤로 이상하다. 자도 자도 졸리고, 무엇보다 가윤이가 아프지도 않은데 이유없이 보챈다.

아빠바라기 가윤이가 엄마만 찾고, 계속 안아달라며 안겨 있으려고만 하는 것이다. 그 땐, 이유도 모르고 "아유, 얘 진짜 왜 이러는 거야"라고 무턱대고 짜증만 내 버렸다.

퍼뜩 떠오르는 말이 "둘째가 생기면 큰애가 먼저 안다"는 것! 설마설마...아니겠지...했는데, 그 '아니겠지'는 결국 '임신이었구나'가 됐다.

한현민 씨의 예언은 이번에 두 번째로 맞았다. 첫째 가윤이를 가졌을 때도, 한현민 씨는 예언을 해 줬었다.

그가 "너...이번달 조심해. 애 들어설 것 같아"라고 말했을 때 "에이~~~~"하고 그냥 넘기고, 2주 뒤 가윤이를 가진 걸 알았었는데. 둘째까지 태몽을 꿔 주다니 아주 귀신같은 사람이다.

어쨌든, 드디어 우리에게 둘째가 생겼다. 현민 오빠의 태몽을 그냥 흘려넘겨 버리고...이상하게도 그날이 됐는데도 아무런 기미가 없다. 난 날짜 주기가 완전 정확한 여자인데...예정일 1~2일 안에 안 한 적이 없었는데! 3일이 지나도 아무런 기미가 없어서 이상한 마음에 병원을 가 보니 임신 5주째!!

아직은 너무 작은 아기집이라 심장 소리도 못 들었지만, 정말 생겨 버렸다. 아기집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모습...참 오랜만이다. 초음파로 보는 아기집.

그런데 고작 17개월밖에 되지 않은 딸에게 동생이라니 애틋한 마음도 든다. 아직 더 예쁨받아야 할 우리 딸인데...벌써 동생을 만들어주기엔 가윤이가 너무 안쓰럽고 미안하다.

그런 가윤이가 안쓰러운 건 남편 정진욱 씨도 마찬가지다. 둘째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했지만, 가윤이에게는 더 애틋해졌다. 자다가도 딸이 뒤척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어~우리 가윤이~왜, 왜? 아빠가 안아줄까?"라며 난리다. 잘 땐 업어가도 모를 만큼 잠이 많은 남편의 이런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가윤 아빠는 가윤이가 돌 지나고부터 "둘째~둘째" 하며 가윤이 동생을 바랐다. 하지만 일이 막상 현실이 되니 딸 가윤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진 듯하다.

사실 가윤이에게 충분히 사랑을 주지 못한 채 동생이 생겨버려 미안하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 마음 속엔 또 다른 걱정이 고개를 든다.

이제야 찾은 내 자유! 이제 막 가윤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내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는데...벌써...이럴 줄 알았으면 내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쓸 걸.

10개월 임산부 생활, 어쨌든 다시 시작이다. 첫째 임신 때와는 내 상황도 많이 달라졌다.



첫째 땐, 그래도 임신 중에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여기저기 잘 다녔지만 둘째 때는 많이 다르다. 이젠 뭘 하고 싶어도 2살짜리 우리 가윤이와 손을 잡고 다녀야 하는 현실이다.

둘째가 생겼을 때 첫째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얼마나 클지, 가윤이가 동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부터 앞선다.

어딘가에서 둘째가 생기는 첫째의 심리는 남편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와 내 옷을 물려주고 내 물건을 같이쓰는 그런 느낌이라는 글을 봤다.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

제발 그렇지 않기를, 우리 가윤이에게는 동생이 좋은 의미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조금 막막하긴 하지만 그래도 닥친 일이다. 10개월 별 탈 없길 바라며..씩씩하게 두 번째 임신 생활 시작이다!(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 '코미디 빅리그', '황금거탑'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