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보험설계사 관리…고객만 발동동

입력 2014-12-08 13:32
<앵커>

설계사를 믿고 보험에 가입했는데, 얼마되지 않아 담당 설계사가 바뀌는 경험 종종 하셨을 겁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설계사가 회사를 많이 그만둘수록 고객 관리가 부실해져 그만큼 고객들도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지인의 부탁으로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그 설계사는 1년도 안 돼, 일을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자영업자 A씨

"처음에 보험 가입해달라고 할 때는 엄청 적극적이었는데 가입하고 나니까 설계사는 그만뒀다. 보험료는 나가고 있는데 계약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설계사의 정착률을 살펴보니 충격적이었습니다.

하나생명은 설계사 등록 1년 후 정착률이 2%에 불과했고, KB생명도 2.4%였습니다.

설계사 100명 중 98명이 1년도 채 안 돼 회사를 그만뒀다는 이야기입니다.

담당하던 설계사가 회사를 옮기거나 그만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계약 유지율도 낮았습니다.

정착률이 낮은 하나생명, PCA생명, 에이스생명 등은 계약의 절반이 2년만에 해지됐습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생보사들과는 설계사 정착률이나 계약 유지율 모두 큰 차이가 났습니다.

보험사는 담당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면 다른 설계사에게 계약관리를 맡기지만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일부 철새설계사들은 여전히 보험사에 처음 들어가면 지원해주는 정착지원금을 위해 회사를 옮기기도 합니다.

100세까지 보장해준다고 하지만 계약서만 쓰고나면 소홀해지는 보험설계사들의 고객관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