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모비스전 17연패의 굴욕을 당했다. 이쯤 되면 트라우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사진 = 서울 삼성 썬더스)
선두와 꼴찌의 전력차를 확인하는 경기였다. 울산 모비스는 서울 삼성에 압도적으로 강했다.
서울 삼성이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79-93으로 지면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삼성은 특히 모비스전 최근 17연패를 당하며 역대 프로농구 특정 팀 상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의 제물까지 헌납하는 굴욕을 겪었다. 2012년 1월 14일 이후 모비스를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쯤 되면 가히 악연을 넘어 ‘모비스 트라우마’다.
이날 경기도 그랬다. 삼성은 리바운드 싸움에서는 우세했지만, 모비스의 화력을 막지 못한 채 또 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나마 3쿼터까지만 하더라도 사정권 안에 드는 듯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4쿼터 초반 모비스에게 연거푸 3점슛을 헌납하면서 외곽포를 막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경기 종반으로 향할수록 격차는 더 벌어졌고, 양 팀 선수들의 사기도 차이가 났다.
한번 분위기를 내주자 골 결정력은 물론,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삼성은 연거푸 실책을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박종천에게 노마크 레이업슛을 내주며 63점째를 안기는 빌미를 제공한 이정석의 불필요한 실책은 뼈아팠다. 김준일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이동준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모비스는 한때 4점차까지 쫓겼으나 송창용, 배수용, 박종천 등 식스맨이 고른 활약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었다. 모비스 선수들은 점수차가 좁혀지더라도 삼성에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듯 플레이가 자신감 있고, 몸놀림도 가벼웠다.
결국 삼성은 용병 라이온스가 22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고, 김준일이 16점, 엠핌이 8득점으로 분투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 28일 김동우의 극적인 버저비터로 가까스로 9연패의 사슬을 끊었던 삼성은 이날 패배로 또 다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은 5승18패로 여전히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는 7일 전주 KCC를 상대하러 떠나는 원정 발걸음이 더욱 무겁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