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류큐 왕국의 보물’ 특별전 개최

입력 2014-12-05 11:48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이귀영)은 일본 류큐(琉球) 왕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류큐 왕국의 보물’ 특별전을 오는 9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문화 교류를 통해 국외 왕실문화를 국내에 소개하고, 더 나아가 우리 왕실문화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국외 왕실 특별전의 하나로 마련되었다.

류큐 왕국은 조선 왕실과 교류하면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던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류큐 왕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유물 200여 점을 접할 수 있다. 특히, 그중 일본 국보 33점을 비롯하여 중요문화재 6점을 포함한 대다수의 유물이 국외로 반출되어 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여러 기관의 류큐 왕국 관련 문화재를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류큐 왕국은 19세기까지 지금의 일본 오키나와현에 존재했던 독립 왕국이다. 15세기에 성립되었으며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를 잇는 해상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중계무역으로 번성하였다. 16세기 초반에 일본 사쓰마번(薩摩藩)의 침입을 받고, 이후 에도막부(江戶幕府)의 강한 간섭을 받아 중국과 일본 양측에 모두 조공을 바치는 상황에서도 독자적인 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여 문학과 예술 등 여러 방면에서 류큐 왕국만의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그러나 류큐 왕국은 1879년 일본 메이지 정부에 의해 강제 병합되어 현재의 오키나와현으로 편입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류큐 왕실의 상징인 왕관과 왕실 복식, 왕실 의례용 기물 등 류큐 왕국의 통치자 쇼(尙)씨 왕가의 유물과, 왕실에서 사용된 정교한 류큐 칠기, 조선의 영향을 받아 발달한 도자기, 류큐 왕국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서적과 회화류, 전통 악기 등 다양한 유물이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오키나와현에 있는 나하시역사박물관과 오키나와현립박물관․미술관, 우라소에시미술관, 슈리성관리센터, 우라소에시교육위원회 등 5개 기관과 도쿄국립박물관,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류큐 왕국 관련 유물들이 대거 출품되었다. 전시 유물 중 일본 국보 ‘류큐 국왕의 왕관’ 등 일부 유물은 전시 개막 후 2주 동안만 특별 공개된다.

이외에도 류큐 왕국과 조선 왕조 사이의 교류와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류큐 왕국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지도와 서적 등 국내에 있는 중요한 기록물들도 함께 전시하여 두 국가 사이의 교류․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 전시를 통해 조선과 교류가 빈번했던 류큐 왕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동시에 더 넓은 시야로 우리를 돌아볼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기간 중에는 류큐 왕국의 역사와 문화, 조선과의 교류에 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강연회가 오는 9일과 2015년 1월 22일 두 차례 진행된다. 특히, 전시 개막 첫날인 오는 9일에는 이번 전시에 유물을 대여해 준 나하시역사박물관장과 우라소에시미술관장이 직접 류큐 왕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과 오키나와의 전통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하여 옛 류큐 왕국의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마련하였다. 전통 공연은 관램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