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우리銀, 5일 14시 최대 현안·차기 수장 명운 '분기점'

입력 2014-12-05 09:23
수정 2014-12-05 10:09


-KB금융 오후 2시 이사회 경영전략위원회 개시

-KB 사외이사 거취 따른 LIG손보 인수 영향 '촉각'

-우리은행 차기 행장 내정설 확정 여부 '후폭풍'

-한일·상업銀 출신 수장 여부 조직원 불안감 증폭

KB금융과 우리은행의 막혀 있는 M&A 현안의 타개 여부와 차기 수장의 면면 등이 5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분기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후 2시 KB금융은 이사회 경영전략위원회를 시작하고, 우리은행은 차기 행장 후보군 3인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을 개시하게 돼 결과 여부에 따라 향후 명운이 교차하게 됩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이 KB 사태와 관련해 사외이사 책임 등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LIG손보 인수에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오전 비공식 모임에 이어 오후 2시 이사회 경영전략위원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경영전략위원회는 외형상 KB금융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LIG손해보험 인수 절차가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공식 안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당국이 요구하는 사외이사들의 퇴진 여부가 실질적인 의제가 되고 있습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현재 사외이사들은 오전 비공식 회동을 통해 대부분 내년 3월까지 임기인 사외이사들이 연임을 포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현재 당국은 KB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즉각적인 전원 퇴진을 요구하는 양상이지만 사외이사들은 즉각 퇴진이나 전원 사퇴 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외이사들은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LIG손해보험 인수가 본인들의 거취로 인해 진전이 없는 것을 감안해 연임 포기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사외이사 전원의 즉각적인 사퇴에는 부정적인 기류여서 경영전략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경영전략위원회 이후 사외이사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가 현재 상황처럼 제자리 행보를 이어가거나 아니면 급물살을 타게 되는 등 명암이 엇갈릴 전망입니다.

사외이사 전원의 즉각적인 퇴진이 아닐 경우 임기가 만료되는 5명의 사외이사들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연임을 하지 않고 그대로 퇴진하는 수순을 밟게 됩니다.

한편 오후 2시 시내 모처에서는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해 최종 후보군 3인에 대한 심층면접이 개시되며 최근 내정설 논란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 지 여부도 금융권의 큰 관심사입니다.

서금회 출신에 현 정권 특정 실세의 지원 등을 등에 업은 내정설이 현실로 굳어지느냐 아니면 희박하기는 하지만 다른 후보들의 대반전이 가능할 것이냐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2시부터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수석부행장, 이광구 부행장 등 1명당 70분씩 릴레이 면접이 이어집니다.

5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후 2시부터 서울 모처에서 후보들에 대한 면접이 개시되는 가운데 면접이 끝난 이후 1시간여 행추위의 논의 등을 거친 뒤 최종후보 1인을 추대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은행 행추위 관계자는 “면접 절차, 면접 이후 선출 방식 등에 대해서는 말해 줄 수 없다”며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끝내 함구했습니다.



[사진] 이광구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김승규 부행장 (왼쪽부터)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면접 이후 차기 행장 후보 1인을 뽑는 것이 만장일치냐, 아니면 투표를 통해 과반이 넘으면 되는 것이냐 등 절차와 과정을 밝히는 것도 밀실인사, 외압설 등 세간에 파다한 의혹을 벗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우리은행 행추위 과정이 너무 폐쇄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우리은행 행추위 과정은 연임이 유력했던 이순우 행장이 외압으로 돌연 포기의사를 밝혔고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서금회 출신 이광구 부행장이 현 정권 실세의 지원을 받아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해지면서 행추위는 파행으로 얼룩진 지 오래입니다.

이광구 부행장의 서금회發 파행과 이에 따른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행추위 면접과 후보 추대 과정이 요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지만 김양진 전 수석 부행장과 김승규 부행장은 끝까지 조직을 위해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김양진, 김승규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요식에 그칠 것이다’ ‘구색 맞추기이다’를 우려하기 보다는 그간 몸담아 온 조직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면접을 준비하기 까지 많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담아온 생각들을 행추위원들에게 소상히 전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서금회 논란과 최근 내정설의 중심인 이광구 부행장은 휴대전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끊은 채 최근 내정설과 외압설에 대해 의식하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행추위와 관련해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합병 이후 줄곧 양 출신간 불만과 불협화음을 줄이기 위해 하나의 문화로 이어져 왔고, 한일은행 출신 이종휘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 이순우 행장에게 바통을 넘길 때 공식화한 출신은행간 주거니 받거니 수장을 맡았던 내부 전통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한일은행, 상업은행 출신간 번갈아 하던 내부의 묵시적 전통이 이번에 이광구 부행장 내정설이 기정사실화 될 경우 이순우 행장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이 연이어 하게 되는 이유에서입니다.

행추위에서는 민영화 무산에 따른 후보자들의 견해, 매각이후 우리은행의 비전,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칫 여타 금융사보다 잠잠하고 나름대로 무난했던 양 은행간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자칫 한일은행 상업은행간 집안싸움, 으로 번지고 이를 어떻게 추스리느냐 또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후 2시 심층면접 개시 이후 오후 5~6시를 전후로 차기행장 최종 후보 1인이 누가 되느냐가 결정되는 가운데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출 레이스가 KB금융처럼 내정설을 뒤집는 대반전이 되느냐. 대우증권 등의 사례처럼 내정설이 확정되는 '서금회發·정권 실세發 득세'가 이어질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한편 오후 2시를 기점으로 개시되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의 거취 논의,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 심층 면접 결과에 따른 차기 수장의 면모 등은 늦은 오후 4시~6시를 전후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겠지만 그 결과 여부에 따라 LIG손보 인수 절차 재개 여부, 외압과 新관치 논란에 따른 후폭풍은 그 이후에도 거셀 것으로 보이는 등 두 금융사의 명운을 가르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