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있는 사랑' 이시영, 반복된 우연… '운명'이 되다

입력 2014-12-03 09:05


‘일리있는 사랑' 이시영이 몸을 던진 순수한 사랑으로 우연을 운명으로 만들었다.

이시영은 지난 2일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극본 김도우, 연출 한지승)에서 철부지 같았던 여고생 일리의 깊은 속내와 순정으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일리는 종잡을 수 없이 엉뚱한 행동들로 시종일관 희태(엄태웅 분)를 당황하게 했다. 희태 역시 이러한 일리에게 흔들렸지만, 미성년자와 성인, 그리고 학생과 교사라는 사회적 신분과 윤리적 문제 앞에 자신의 감정을 다잡으려 했다.

그러나 일리는 마냥 장난스러운 4차원 소녀가 아니었다. 가정형편 탓에 일리가 그림의 꿈을 포기했을 거라 지레짐작하고 사비를 털어 일리에게 독서실까지 끊어준 뒤 미대 진학을 강요하듯 말하던 희태 앞에 일리는 처음으로 눈물과 함께 속에 담긴 이야기를 쏟아냈다.

일리는 누구보다 강하고 성숙했다. 희태는 결국 일리에게 향하는 애정을 동정이라 포장하려 했던 자신의 오기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 물 흐르듯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됐다.

하지만 이별은 빨리도 찾아왔다. 여름방학 날, 희태와의 약속을 지켜낸 일리와 희태는 현실을 잠시 잊고 달콤한 데이트를 즐겼다. 함께 있는 시간은 행복했지만 희태는 차마 일리에게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는 얘기를 하지 못했다.

각자 못한 말을 품고 택시를 기다리던 이들의 눈앞에 차 사고가 발생했다. 운 좋게 피했다는 안도의 한숨도 잠시, 또 다른 차가 일리와 희태를 덮쳤다. 위험을 직감한 일리는 온 몸을 던지는 희생으로 앞서 입버릇처럼 말했듯 희태를 지켜냈다. 이 사고로 일리는 전신 골절상을 입게 됐다.

죄책감에 시달리며 미국행을 거부하던 희태를 움직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리였다. 이미 희수를 통해 희태의 합격 소식을 알고 있던 일리가 사고 전 희태에게 건넨 선물 사이 진심이 담긴 편지를 넣어뒀던 것이다. 또박또박 적힌 글로 자신을 응원했던 일리에 희태는 결국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7년 뒤, 한국으로 돌아온 희태는 정말 운명처럼 일리와 조우했다. 길을 걷던 희태 위로 페인트를 떨어뜨린 게 일리였다. 반복된 우연이 운명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 날 이시영은 올곧은 일리의 감정과 사랑 앞에 솔직한 일리의 모습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사춘기 열병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일리의 마음을 세심한 표정과 행동으로 표현하며 누구나 이해할 수밖에 없는 애틋함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시영을 향한 칭찬 역시 이어졌다. 눈빛부터 다른 사랑스러움이라는 평이었다. 이시영의 호연에 힘입어 '일리 있는 사랑'은 지난 1일 첫 선을 보인 이후 줄곧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차지하고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번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아 올겨울 최고의 로맨스 탄생을 예고했다.

한편, '일리 있는 사랑'은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여주인공 김일리와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 같은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남편 장희태(엄태웅 분), 그리고 일리를 보며 처음으로 여자라는 존재에게 설렘을 느끼게 된 김준(이수혁 분)의 사랑을 그리는 감성 멜로 드라마다. 매주 월,화 밤 11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