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하는 코넥스, 자금회수 창구 '전락'

입력 2014-12-03 11:27
<앵커>

‘창조경제의 꽃’이라 불리는 코넥스 시장.

중소·벤처기업들 자금 조달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거래가 부진하자 벤처캐피탈(VC)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창구로 전락했습니다.

어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꾀하고자 거래소를 찾았는데요.

독려 차원에 그쳤을 뿐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보도에 정미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창조경제의 성장 사다리로 불리며 중소·벤처기업 전용시장으로 야심 차게 출범한 코넥스시장.

개장 이후 현재 62개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640억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코넥스시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은 코넥스 상장사들의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재 코넥스시장은 자금 조달보다는 벤처투자가의 자금 회수(EXIT) 창구 역할에만 치우쳐 있는 실정입니다.

여전히 코넥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전 상장한 기업들은 상장 직후 자금을 회수하려는 기관의 매도 물량에 밀려 급락세를 겪어야 했습니다.

코넥스시장에서 매도 물량을 받아 줄 주체가 없다 보니 코스닥 상장을 투자금 회수 기회로 보고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입니다.

모두 거래 부진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코넥스시장에서 발견된 가격이 시장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사 관계자

“코넥스 시장 자체에 대해서 신뢰성이 없는 거다. 그걸 코스닥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거다.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도 않고, 주가에 대해서 시장에서 검증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다. 코넥스 상태는…"

코넥스 상장사들은 기본예탁금 3억원의 높은 문턱을 거래 부진의 근본 원인으로 꾸준히 지적해 온 상태입니다.

전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한 기업은 코넥스 상장 이후 1년간 신규 주주는 단 두 사람에 불과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해법이 없는 것인지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답변은 개인투자자 보호라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장

"공통적으로 나온 게 예탁금 문제인데, 개인의 투자자 보호 문제와 굉장히 충돌되는 부분이 있어서 어떤 묘수가 있는지 찾아보겠다."

결과적으로 거래부진과 예탁금 장벽에 장외 주식시장인 K-OTC에도 밀리면서 코넥스 상장의 이점을 갉아먹고 있는 형국입니다.

한국경제TV 정미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