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편해질 수 있을까?
한동안 잘 해오다 또 한 번씩 찾아오는 육아 스트레스! 마치 3개월마다 찾아오는 직장인 권태기처럼 육아에도 권태기가 찾아온다.
요즘은 가끔 가윤엄마가 되기 전! 직장을 다니며 철없던 꿈을 꾸고 있던 나를 돌이켜본다. 참 한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땐 매일 새벽이면 일어나 아침도 거르고, 출근길 지하철을 타러 빠른 걸음을 옮겼다.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건 지금과 마찬가지였다.
출근 스트레스를 받던 그 땐 주변 지인들 중 전업주부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결혼 잘해서 출근도 안 하고, 애랑 늦잠도 자고,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하는 주부들이 부럽다!'...그 한심한 생각!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어리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건 불과 2년 전이다.
그 때만 해도 나는 육아에 대해 전혀 모르는 20대 초반 처녀였다. 아무리 아기가 좋아도 잠시 조카 보는 것이 전부였던 난 아무 것도 모른 채 주부를 부러워했었다.
가끔은 그 철없는 생각을 했던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육아가 내게 너무 어려운 과제 같을 때.
크면 클수록 편할것 같던 가윤이와의 육아전쟁은 주제만 바뀌었지 그대로다.
요즘, 가윤이는 호불호가 한층 더 분명해져서 '이거 좋아? 이거 싫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엄마인 나도 참 좋다,
문제는 '싫어'다! 이거 싫어, 저거도 싫어, 다 싫어, 옷 입기 싫어, 밥 먹기 싫어...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신경이 곤두선다.
차라리...차라리 돌쟁이 때가 더 편한 것 같은 이 기분.
이전에 쓴 글처럼 육아전문 지인들이 나를 보며 '그 때가 편해~그 때가 편했지!'라고 하는 말에는 늘 공감이 간다. 육아에 언제든 편한 건 없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가 지나고 또 다른 육아갈등 때문에 힘든 시기가 오면, 지나버린 그 시기는 지금 힘든 시기에 비해 편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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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육아는 언제가 편해"라는 말보단, "그 때가 지금보단 편했지"라는 말이 진리인 듯하다. 내가 정말 편해지려면...앞으로 몇 년 더...아니, 10년이 훌쩍 넘을지도? 더하면 더했지 이보다 육아 스트레스가 줄어들진 않을 듯하다.
그 이유는 벌써부터 우리 신랑인 개그맨 정진욱 씨가 둘째 얘기를 하기 때문이다.
가윤이를 가지기 전, 난 결혼하면 아기 넷 낳고 오손도손 살아야지~ 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나도 낳아보지 않고 어찌 그런 망언을 했는지...
결혼과 육아는 로망이 아닌 현실이다. 가윤이 한 명을 낳고 나면서부터 확 달라진 내 결혼의 로망...지금 나는 힘든 나머지 '아기는 하나로도 충분해'라는 생각에 빠져 있다.
자연스레 둘째가 생긴다면 낳아야겠지만, 굳이 계획해서까지 낳고 싶지는 않다. 아직 17개월 천방지축 딸을 키우는 엄마의 생각이다.
친구들이 주변에서 흔히 말한다. "너 아기 키우는거 보니 참 보기 좋다. 나도 얼른 결혼하고 싶다. 애는 셋 낳을거야~"
"셋?? 낳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는 말이 절로 나온다. 20대 중반도 되기 전 엄마가 된 나는, 결혼은 충분히 자기 삶을 즐긴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말도 함께 전해주고 싶다.
이렇게 엄살 같은 하소연을 하는 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니다. 불행? 먼 이야기다. 그것만 해도 고맙다. 단지 한 가정의,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만 살기엔 아직 못 해본 일,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해볼 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는다는 건 진실이다.
이렇게 말해도 결혼 안 한 아가씨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당신들도 결혼하고 애 낳으면...무릎을 칠 날이 있을 것이야~(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 '코미디 빅리그', '황금거탑'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