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를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지난 2010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시도된 우리은행 민영화 계획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법상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자산의 3% 이내’인 1조3천억원 정도로 제한되는 만큼, 해외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이 필수적인 데, 이들 중 일부가 소수 지분 매입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에 교보생명은 지난 25일 경영위원회 직후 이석기 재무담당 이사를 보내 대만, 홍콩 등지의 투자자들을 설득해 보려 했지만, 결과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보생명 고위관계자는 “경영위원회 멤버인 이석기 재무담당 전무가 아직 귀국하지 않아 최종 입장을 밝히긴 곤란하다”면서도 “지난 25일 열린 경영위원회에서 이미 입장을 정리한 만큼,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경영권 인수는 포기하도라도 소수 지분 매입을 통해 후일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소수지분 매각은 최소 0.5%에서 최대 10% 사이에서 쪼개 파는 방식인 데, 어피너티, IMM 등 교보생명 대주주들을 동원하면 20% 안팎의 지분 확보가 가능한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차후 우리은행 매각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입찰에서 최대한 지분을 확보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게 정부나 교보생명 입장에서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 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정부 입장에선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에는 실패했지만 소수 지분 매각에 성공하면 상당한 규모의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해 지고 교보생명 입장에선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할 필요없이 상당한 규모의 지분을 확보하며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측은 우리은행 소수 지분 매입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소수 지분 매입은 처음부터 검토 대상이 아니었고 여전히 관심이 없다”며 “과거에도 다른 은행 지분을 8%까지 보유한 적이 있지만 경영권 확보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