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왼발잡이 메시가 오른발로 쓴 챔피언스리그 새 역사

입력 2014-11-26 18:40
▲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26일 니코시아에서 열린 아포엘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챔피언스 통산 득점 1위에 오른 리오넬 메시를 축하하고 있다.(사진 = FC 바르셀로나)

한국축구의 희망 손흥민(레버쿠젠)의 경우에는 아버지의 훌륭한 가르침 덕분에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컸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구선수들은 한쪽 발만을 주로 구사한다. 리오넬 메시도 디에고 마라도나의 계보를 잇는 왼발잡이다. 그런데 보란듯이 오른발로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그것이 챔피언스리그의 새 역사가 돼 더욱 놀라웠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한국시각으로 26일 새벽 4시 45분 니코시아에 있는 JSP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그룹 아포엘 FC(키프러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선취골이자 이 경기의 결승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터뜨린 기념비적인 첫 골이었다. 27분, 호르디 알바의 찔러주기를 받아 밀어놓은 퍼스트 터치가 일품이었다.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38분에 하피냐의 왼발 중거리슛이 잘못 맞아 굴러오는 것을 직감하고 메시는 골문 앞에서 오른발을 내밀어 방향을 절묘하게 바꾼 것이 주효했다.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를 거쳐 샬케04(독일)에서 이룬 라울 곤잘레스의 71호골 기록을 비로소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72호골 새 기록을 세운 리오넬 메시는 후반전에도 두 골을 더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는데 나머지 두 골도 오른발로 넣은 것이어서 더 놀라웠다. 58분에 다니엘 아우베스의 번뜩이는 찔러주기가 일품이었고 87분에는 바르셀로나 특유의 아름다운 티키 타카가 빛났다.

챠비 에르난데스~마스체라노~페드로를 거친 공의 흐름이 아포엘 수비수들과 골키퍼까지 혼을 쏙 빼놓을 정도였다. 페드로의 마지막 패스를 받은 리오넬 메시는 골문 바로 앞에서 오른발 안쪽으로 방향을 바꿔 해트트릭을 이룬 것이다.

리오넬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70호골에 올라서고도 하루 늦게 경기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신기록의 영광을 라이벌에게 양보해야 했다.

27일 새벽에 FC 바젤(스위스)을 상대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얼마나 따라붙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이제부터 새로 쓰는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역사의 장면이 될 것이다.

※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F그룹 결과(26일 새벽 4시 45분, 니코시아)

★ 아포엘 FC 0-4 FC 바르셀로나 [득점 : 루이스 수아레스(27분,도움-호르디 알바), 리오넬 메시(38분,도움-하피냐), 리오넬 메시(58분,도움-다니엘 아우베스), 리오넬 메시(87분,도움-페드로)]



◇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득점 순위(2014년 11월 26일 현재)

74골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71골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 CF/FC 샬케 04)

70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레알 마드리드 CF)

56골 루드 판 니스텔루이(PSV 에인트호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레알 마드리드 CF)

50골 티에리 앙리(AS 모나코/아스널 FC/FC 바르셀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