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위산업과 화학 사업을 한화에 넘긴 삼성그룹은 앞으로 먹거리 마련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전자와 IT, 금융과 건설 등 기존 주력사업의 경쟁력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과 한화 간의 이번 '빅딜'이 주목 받는 이유는 1조 9천억 원에 이르는 규모도 규모지만 두 그룹 간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자발적 거래라는 점입니다.
방위산업과 화학 사업에 대해 삼성으로선 비핵심 사업의 정리로 사업구조 재편에, 한화는 한화대로 주력 사업 강화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즉 두 그룹 모두 손해 볼 것 없는 '윈윈 거래'라는 평가입니다.
특히 이번 매각은 성과가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은 집중적으로 키우는 삼성 특유의 '선택과 집중'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은 그룹 지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 4개 회사를 중심으로 중복된 사업은 통폐합하고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제일모직의 경우 패션 사업은 삼성에버랜드에, 소재 사업은 삼성SDI로 넘겼고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업과 급식업을 각각 삼성에스원과 삼성웰스토리로 넘기면서 사명도 '제일모직'으로 바꿨습니다.
삼성은 계열사 간 합병이나 유가증권 상장에도 속력을 냈습니다.
삼성SNS는 삼성SDS와,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과 합병하는가 하면 지난 14일 삼성SDS가 상장된 데 이어 다음달에는 제일모직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매각 대상이 된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역시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삼성은 그동안 이들 기업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해 왔습니다.
삼성의 방산과 화학 사업을 두고 계열사 간의 합병설과 외부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화학 계열사임에도 2차 전지 등 전자사업과 연관이 있는 삼성정밀화학을 남겨 놓은 것도 '선택과 집중'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평가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매각으로 마련된 자금을 주력 사업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재원으로 쓰겠다는 방침.
전기전자와 IT, 금융과 건설·플랜트 등 기존 주력사업의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