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에 따른 결과는 모두 양현종의 몫이다.(자료사진 = KIA 타이거즈)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관철할까.
지난 22일 KIA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양현종에 대한 포스팅입찰 금액을 통보받고 고심에 빠졌다.
구단은 양현종의 미국진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정당한 대우'였다. 그러나 포스팅 금액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양현종은 그대로 가겠다는 입장이어서 더욱 고뇌에 빠졌다.
김광현과 양현종에 대한 포스팅 입찰은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이 한국 야구의 수준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반영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김광현에게 써낸 200만 달러는 표면적으로는 한국야구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포스팅은 한국야구의 수준을 액수로 평가한 것이 아니다. 가장 큰 교훈은 메이저리그 구단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당대 최고의 선수가 아니면 굳이 필요없다는 의미 전달이다.
시즌 개막 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일반적으로 25인 로스터를 운영한다. 산술적으로도 메이저리거는 750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이너리거들은 수천명에 이른다. 즉, 메이저리거의 자질을 갖춘 마이너리거들은 굳이 큰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번 포스팅 입찰로 한국 선수들은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적료 개념인 포스팅 금액은 구단과의 거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선수는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단지 미국 무대에 진출에 자신의 실력만 제대로 보여주면 된다. 실패를 하더라도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한 만큼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명 잃을 것도 있다.
메이저리거의 꿈만 쫓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마이너리그 구단을 전전하다가 국내로 유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전성기를 꽃 피워야 할 시점에 맞는 슬럼프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다. 여기에 포스팅 입찰 시스템에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도 감내해야 한다.
김광현은 모든 것을 감내하고 미국 진출을 끝까지 관철했고, SK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 양현종과 KIA가 어떤 결정을 하든 득과 실은 존재한다. 그 결과는 모두 양현종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