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흘리지 못해 술을 마시는 가장의 슬픔이 그려졌다.
24일 방송된 KBS2 '드라마 스페셜 단막 2014-내가 술을 마시는 이유'(전우성 연출/홍은애 극본)에서는 한 포차에 모이게 된 네 명의 사람들이 각자 술이 취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게 됐다.
부장인 수근(안석환)은 늘 사원들에게 회식을 권했다. 이제 사원들은 가지각색의 변명을 대며 회식을 기피했고 그나마 팀장이 수근과 함께 술을 마시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수근은 팀장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잠시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다.
그리고 한 쪽 구석에서 자신을 욕하면서 회포를 풀고 있는 사원들을 마주했다. 씁쓸하게 자리로 돌아오려는데 마누라와 통화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고 있다고 한탄하는 팀장까지 보게 됐다. 술이 취한채로 집에 오려는데 앞에 오던 여자가 그를 보고 소리를 꽥 지르고 달아났다. 모두들 그를 싫어하다못해 기피하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회사에서는 그의 퇴직을 권고했다. 그가 짤리면 신입사원 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씁쓸하게 짐을 챙기고 회사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회사를 그만뒀다는 말을 차마 가족들에게 할 수 없어 출근하는 척 매일 집을 나왔다. 그리고는 노숙자들과 술을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곳 저곳 쓸쓸히 돌아다니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때, 연락이 왔다. 얼마 전 사업을 시작한 친구가 허망하게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서는 얼마 전 술 한잔 하자고 할 때 함께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수근은 "남자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울 수 없어서라고 한다. 울 수 없어서 그 눈물만큼 마시는 거다. 그런데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한편 이날 이들이 각자 자기 이야기를 끝내고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을때 깨달은 것이 있었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포차에 끌려온 것이 아니라 동네 파출소에 연행되 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