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2대 왕 정조의 한글 편지가 첫 공개되어 화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21일 정조어필한글편지첩, 곤전어필, 김씨부인한글상언 등 18세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 3종을 현대어로 풀어쓴 '소장자료총서'를 발간했다. 특히 이번 총서 발간을 통해 ‘정조어필한글편지첩’ 16점 모두가 처음으로 세간에 공개된다.
공개된 편지 중 하나에는 "서릿바람에 기후 평안하신지 문안 알고자 합니다. 뵌 지 오래 되어 섭섭하고 그리웠는데 어제 편지 보니 든든하고 반갑습니다. 할아버님께서도 평안하시다 하니 기쁘옵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어 눈길을 끈다.
이 편지는 5~8세에 쓴 것으로 보이며 수신인은 쓰여 있지 않지만 정조의 큰외숙모인 여흥 민씨(혜경궁 홍씨의 큰오빠 홍낙인의 처)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편지들에 대해 박물관 고은숙 학예연구사는 “연령대에 따른 정조의 한글 필체 변화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후기 왕실 편지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어 18세기 국어사 연구에서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혀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렸다.
현재 원문이 공개된 수백 점의 정조 편지들은 대부분 한문 편지이며 한글 편지 가운데 실물이 남아 있는 것은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조의 한글 편지 공개 소식에 누리꾼들은 “정조 한글 편지 첫 공개, 글씨체는 완전 어린데 내용은 수려하네”, “정조 한글 편지 첫 공개, 신기하다”, “정조 한글 편지 첫 공개,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총서에는 이 같은 정조의 편지 외에도 조선 후기 왕실에서 오가던 한글 편지들이 포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