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한가 하면 그동안 가격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강남지역 아파트 값은 하락반전 했는데요.
주택시장 현황과 부동산 핵심법안 처리 전망을 신용훈 기자와 짚어봅니다.
신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 약발이 다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기자> 이번 주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값 한 주 전보다 0.06% 올랐습니다.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표면적으로는 정부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합니다.
여전히 전세시장은 불안하고 매매가 상승률도 한 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9.1대책 발표 당시 0.1%에서 10월6일 0.12%까지 올라간 뒤에 계속해서 줄고 있거든요.
특히 강남지역은 22주만에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김덕조 기자의 리포트 보시죠.
<기자>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서울 강남 아파트.
7.28 부동산 대책, 특히 9.1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강남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강남권 분양 시장도 수십대 1, 많게는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기존 아파트 시세를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20주 연속 상승하면서 4개월새 1.72% 상승했던 강남 아파트 값이 지난주 보합을 보이더니 이번주 하락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 팀장
"9.1대책 이후에 어느정도 재건축이나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게 사실인데 매수세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9월말부터 아파트 값 상승률이 줄어들기 시작해 이제는 보합선까지 밀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다시 가라앉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집값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해야 하는데 금리 인상이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기엔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글로벌 경기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기회복 역시 녹록치 않고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 역시 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법안이 국회에 붙들려 있고 정부의 추가 대책도 나올게 마땅치 않습니다.
2년동안 6차례의 대책으로 어렵게 불을 지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불꽃이 조금씩 사그러져 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덕조입니다.
<앵커> 아파트 값 상승세가 한 풀 꺾인 이유. 경기 침체나 계절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부동산 관련 법안이 아직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동산 3법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주택 수 만큼 주택공급을 허용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14일에 부동산 관련법들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3가지 핵심법안은 논의를 27일로 미뤘습니다.
그간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뒷받침할 주요 법안이기 때문에 빨리 처리될 필요가 있거든요. 하지만, 정부와 여당, 야당간의 입장이 갈리면서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고 주택 시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야당이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야당이 내놓은 임대차 시장 안정 법안은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권,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제 등이 있습니다.
야당은 전세 대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 위한 보완책 없이 기존 부동산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국토부는 야당의 안이 시장을 규제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난상토론을 하고 조금씩 의견을 좁혀가고 있어요…정부 쪽에서 야당의 요구사항을 하나도 안 받아 주고 있으니까"
<인터뷰>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
"야당에서 얘기하는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 청구권이나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제는 워낙 부작용이 크게 예상되기 때문에 일단 수용할 수 없다 그런 입장이죠.
전월세를 지난번 대책처럼 인센티브 라든지 금융, 세제 그렇게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몰라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그렇게 효과가 크지도 않고 부작용도 많다는 일관된 입장이죠".
게다가 정부는 이전에 부동산 3법의 수정안까지 내놓으면서 야당과 의견조율을 시도해왔거든요.
그런 만큼 새로운 법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향후 논의가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새누리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오히려 이번 법안 처리에서 있어서는 여당이 정부와 야당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새누리당은 야당이 부동산3법을 받아들이면 야당이 내놓은 임대차 시장 안정법을 일부 수요할 의사도 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 안에 부동산 관련법을 다 통과시키겠다는 계획 이어서 향후 당정협의 등을 통해서 정부와 의견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는 남은 부동산법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매매시장도 전세시장도 잡지 못했던 과거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규제보다는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인터뷰>함영진 부동산114 실장
"후속입법 지연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과 수요자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내년시장을 대비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와 관련된 허들을 조금 더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박합수 KB부동산 팀장
"(전월세 시장은)당장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자한테 규제를 가해버리면 공급자는 갑에 위치에 있지 않습니까 해서 갑의 위치를 허무는 전략은 직접규제보다는 공급을 확대해야 하거든요"
<앵커>
일단 부동산 3법의 국회 처리 여부는 27일 예정된 국토위 소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면위로 떠올랐던 핵심 법안이 또 다시 미뤄지지 않도록 여야정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