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청역 화재 발생에도 지하철 운행 '아찔'··"내렸더니 연기가"

입력 2014-11-20 17:07


'대전 시청역 화재 발생' 20일 오전 대전도시철도 시청역 지하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열차가 30분 가까이 정상 운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자동 소방 설비가 작동하면서 3분 만에 꺼졌지만, 사고가 출근 시간대에 발생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지하철 운행은 멈추지 않았다.

대전도시철도공사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도시철도 시청역 지하 변전소에서 불이 난 시간은 이날 오전 8시 6분경이다. 불이 나자 화재 감지기가 울렸고, 이산화탄소 소화 설비가 작동하면서 불은 3분 만에 꺼졌다.

119 소방대가 출동했을 당시 불은 이미 꺼져 있었으나, 화재 현장을 확인하던 소방대원 이모(37)씨가 이산화탄소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불이 나고 소방대원이 질식하는 상황에도 열차가 한동안 정상 운행해 초동 대처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사 측이 시청역을 통과하는 열차에 대해 처음 무정차 통과를 지시한 것은 오전 8시 32분께로, 화재 발생 후 26분 동안 상·하행선 8대의 열차가 시청역에서 시민을 싣고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청역에서 내린 시민은 매캐한 냄새와 바쁘게 움직이는 소방대원들을 보고서야 불이 났음을 알 수 있었다.

시민 오모(42·여)씨는 "시청역에서 내릴 때까지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뿌연 연기와 소방대원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라 서둘러 지하철역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최근 열차 화재 등을 가정한 대응훈련을 하며 신속한 승객 대피와 차량 정차 조처 등으로 사고 대비 태세를 점검했으나, 실제 상황에서는 다소 어수룩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공사의 한 관계자는 "화재 경보가 울린다고 해서 무조건 열차를 정지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화재 경보의 오작동 여부를 비롯해 정확한 화재 상황을 파악하느라 20여분의 시간이 소요됐고, 그 뒤 무정차 통과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대전 시청역 화재 발생' 소식에 네티즌들은 "'대전 시청역 화재 발생' 어이없네" "'대전 시청역 화재 발생' 안점불감증이 대세" "'대전 시청역 화재 발생' 큰일 나면 어쩌려고" 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