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경비실을 따뜻하게 만드는 따사룸 "경비원 아저씨 힘내세요"

입력 2014-11-17 12:01
수정 2014-11-17 12:05


얼어붙은 경비실을 따뜻하게 만드는 따사룸 "경비원 아저씨 힘내세요"



최근 경비원에 대한 무시와 폭력이 계속 이어지고 사회의 시선이 불편한 가운데 한 기업의 사회봉사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지난 14일 용인 연원마을현대아파트에 낯선 사람들이 분주하다. 그들은 경비원과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과 함께 경비실 안팎에서 벽지와 같은 두루마리와 도구들을 가지고 각자 뭔가를 하고 있다. 한두 시간이 지난 후 작업을 마쳤는지 삼삼오오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그 틈을 타 경비실 안으로 들어가 봤다. 새로 도배한 듯 벽면이 깨끗하다. 그런데 벽을 짚으니 일반 벽지가 아니라 두툼한 쿠션이 느껴지는 벽이었다. 그사이 낯선 사람들 중 하나가 다가와 말을 해준다. 벽지가 아니라 단열벽시트라고 한다. 그제서야 겨울 세찬 바람에 한기가 쉽게 넘나드는 경비실의 여건이 떠올랐다.



경비실을 바쁘게 오간 사람들은 바로 한경홀딩스 윤유찬 대표와 직원들, 경비반장과 관리소장이었다. 그들은 한파가 오기 전 경비원들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인 경비실에 단열벽시트를 시공해주기 위해 모인 것이다. 아파트 동과 동사이에 매서운 찬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하는 경비실은 대부분 난방이 되지 않고 화장실도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비원들은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과 한파를 오가며 조그만 난로 하나로 버텨야 한다.

통상의 아파트는 외부 발코니 단열유리와 거실사이 다용도실이 한기를 막아주지만 경비실은 얇은 외벽하나에 단열도 되지않는 일반 유리로 시공돼 있으며 벽을 타고 느껴지는 한기는 외부의 그것과 같을 정도다. 그래서 단열벽시트는 경비실에 꼭 필요한 월동용품 중에 하나다.



각종 언론들을 통해 경비원에 대한 홀대와 폭력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윤대표는 오히려 평소 지나치기 쉬웠던 경비원분들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한다. 외부 한기는 막고 내부 온기를 가둬 경비원들이 머무는 동안이라도 보다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직원들과 나눈 한마디가 14일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연원마을현대아파트 경비 책임을 맡고 있는 임흥덕 경비반장은 "안그래도 추운 겨울을 맞아 안좋은 소식들이 너무 많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렇게 월동준비도 해주고 말한마디도 따뜻하게 해줘 너무 고마웠다"면서 "우리 (아파트)단지에 경비실이 다섯 개 있는데 모두 단열벽시트를 시공해줘 올 겨울은 거뜬히 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영미 관리소장은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주셔서 (단열벽시트 시공을 해주겠다는) 처음 전화 받았을 때는 잘못 전화한 거 아닌가 싶었다"며 "앞으로도 경비원분들에게 이런 손길이 이어진다면 얼어붙은 그분들의 마음도 녹이고 사회의 차가운 시선 바꿀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윤대표는 "앞으로도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계신 경비원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다른 아파트 경비실에도 단열벽시트를 계속 무상으로 시공해드리겠다"고 밝혔다.

한경홀딩스는 2002년 1월 설립돼 정보통신 장비 유통업을 시작으로 2014년 현재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단열벽시트 '따사룸' 등 친환경 생활용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