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지적공사가 김영표 사장 취임 1년을 맞아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적 재조사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공간정보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입니다.
신용훈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가 매일 같이 걸어 다니는 땅.
평소엔 아무 생각 없이 밟고 다니는 땅이 지만 이 땅에는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그 쓰임새는 무엇인지 다양한 정보가 있다.
정보화된 토지를 세분해 필지별로 나누고 땅의 경계를 그어 놓은 것이 바로 지적도이다.
지적도는 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중요한 공문서 중 하나로 토지의 권리를 행정적 사법적으로 관리하는데 꼭 필요한 문서인 셈이다.
하지만 지적도가 부정확 하다면 어떨까?
<기자> "제가 들고 있는 것이 지적도 등본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이 지적도는 1910년대 일제가 종이위에 직접 그려서 만든 것이 기본인데요.
실제 좌표에 의한 정밀측량이 아니라 담장이나 구조물을 경계로 만든 것이라 오류가 많습니다".
실제로 지적도와 실제토지가 다른 이른바 불부합지는 우리나라 국토의 15% 정도, 서울면적의 10배나 된다.
잘못된 토지 경계 때문에 생기는 분쟁으로 연간 3천800억 원의 사회적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위해 정확한 지적도를 만드는 일을 지적공사가 맡고 있다.
<인터뷰>김영표 LX지적공사 사장
"지적사업이란 것은 일제가 우리 한국 강점 초기에 식민지 관리 차원에서 토지조사사업을 한 것입니다.
그것이 벌써 100년이 됐습니다.
오래되다 보니까 여러가지 현실하고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올해로 지적 재조사 사업을 시작한지 3년차.
2011년 9월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2012년 지적 재조사 사업이 본격 시행된 이후 몇해가 지났지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재산권 변동을 걱정한 주민들이 지적 재조사를 탐탁치 않아하는 경우도 있고, 매년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사재광 LX지적공사 미래사업본부장
"2030년까지 지적 불부합 해결을 위해서 작년부터 지적 재조사 사업이 착수됐습니다.
내년도에는 약 150억원으로 약 7만필지를 대상으로 정비를 하게 되는데, 전체 대비 약 3.9%의 공정으로 아주 사업진척이 미미한 실정입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적공사는 2030년까지 전국의 모든 지적도를 바로잡고 이를디지털화 하기 위해 묵묵히 역량을 쏟고 있다.
새로운 지적도를 만드는 일과 함께 지적공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공간정보 사업.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는 공간, 대한민국의 모든 공간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시각화 하는 작업이다.
입체 지도에 건물의 면적과 높이 용도 등 기본정보는 물론이고 무슨 식당이 있는지, 일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지 등 세세한 정보까지 담을 수 있는 뼈대를 만드는 것이다.
레이저 측량술로 출입구 위치와 창문 위치, 내부 계단 위치는 물론 벽에난 구멍이나 갈라진 부분도 그 모습과 위치를 그대로 구현해 낼 수 있다.
<인터뷰>김영표 지적공사 사장
"공간정보를 통해서 대국민 공간정보 품질을 높이는 것 뿐 아니고 나가서 국민들이 공간정보를 활용해서 여러 가지 경제활동도 하고 일상생활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서비스를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렇게 구축된 공간정보 데이터는 상권이나 유동인구 분석은 물론이고, 홍수 같은 재난 데이터 자료, 노후시설물 관리 자료 등 각종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지식 산업이 생겨나는 것이다.
<인터뷰>김영표 LX대한지적공사 사장
"아이디어는 많은데 데이터가 없어서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분들이 (공간정보 데이터에) 직접 들어와서 1인창업자가 될 수 있는거죠.
그런 장마당을 만들고 싶은게 남은 임기동안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공간정보 기술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적공사는 국내 축적된 공간정보 데이터 구축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기본적인 토지 정보조차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은 우리에게 블루오션이나 다름없다.
<인터뷰> 최창학 LX대한지적공사 공간정보연구원장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초기에 토지 전산화가 안되 있는 국가가 많다 보니 조세의 확보가 제대로 확보가 안되고 개인간 경계 관련 분쟁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공간정보 기술을 활용해서 개발도상국의 시장으로 진출한다면 전망이 밝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개도국 대부분이 토지 정보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은 지적공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적공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도국 공무원들을 초청해 연수를하고 토지 측량과 공간정보 사업을 소개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수집된 해외정보를 국내 업체들과 공유하고 동반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인터뷰>최창학 지적공사 공간정보연구원장
"공간정보 산업의 특성이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 개별기업단위로 나가기는 대단히 어려운 분야입니다. 공사에서는 공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공신력을 바탕으로 정부대 정부의 협력사업을 먼저 시작을 함으로써 국내 중소기업들이 함께 동반 진출 할 수 있는 교량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김영표 사장 취임 이후 지적공사는 공간정보 관련 산업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국내 산업의 틀을 다지고 해외진출도 가속화 하고 있는 것이다.
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1년.
지적공사는 전북을 공간정보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지자체, 대학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또, 공간정보 클러스터 구축과 공간정보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난초의 향기로움과 소나무의 무성함을 갖추자는 김영표 사장의 경영이념 아래 끊임없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대한지적공사.
우리가 사는 공간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