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도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김중수 전 총재 때부터 이어져 온 '갈팡질팡'식 금리정책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입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봉착한 것은 현 기준금리 수준이 사실상 마지노선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위기 등 우리 경제의 상황이 지금보다 나빴을 때도 기준금리 하한선은 연 2%를 지켜왔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 회복이 더디다고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앞으로 방향을 미리 예단할 수 없지만 가계부채도 많이 늘어났고 금리차도 축소된 만큼 금융안정 리스크에 계속 유의하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조기에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점도 한국은행의 입지를 더욱 좁게하고 있습니다.
내외 금리차 축소로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금리정책에 손을 잘못 대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결국 경기 부진과 가계부채, 환율, 대외 변수까지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셈입니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김중수 전 총재 때부터 이어져온 금리정책 실기가 지금까지도 한은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 4년에 걸친 김 전 총재의 재임 기간에 기준금리는 무려 3년4개월간 제자리에 묶인 바 있습니다.
그나마 다섯 번의 금리 인상과 3차례에 걸쳐 단행된 금리 인하 때도 적절한 시기를 놓쳐 비판을 받았습니다.
경기 판단의 착오를 반복하고 '갈팡질팡'식 금리정책을 펼치는 현재의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연구원 관계자
"금통위가 금리를 올려야 했는데 올리지 못했고 내리고 싶지 않았는 데 내려야 했던 것..본인들만 알고 있는 이유가 있다..그런 것들을 다 깨야 한다."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한국은행의 현실은 불확실성에 직면한 우리 경제의 모습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