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내년 3월까지 CEO 승계 전면개편‥사외이사 거취 '모르쇠'

입력 2014-11-12 19:06


KB금융 이사회가 내년 3월까지 KB CEO 승계 프로그램 전면개편과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재점검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대적으로 손질을 가하기로 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외이사들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당국이 유보중인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도 불투명해질 전망입니다.

KB금융 이사회는 12일 오후 5시 명동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T를 구성해 오는 2015년 3월까지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사항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CEO 승계와 양성프로그램 전면 개편, 이사 추천과 사외이사 평가프로세스 재점검, 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재점검, 계열사 대표와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 개선 등의 사항이 포함됩니다.

TFT 구성은 전략기획 담당 상무와 HR 담당 상무, 준법 담당 상무 그리고 앞으로 선정될 외부 컨설팅업체가 참여하기로 했으며 간사는 이사회 사무국장이 맡기로 했습니다.

KB 이사회는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인 윤종규 내정자가 행장을 겸임하는 것을 확정하고 보수와 관련해 회장직과 행장직을 겸임하지만 회장의 급여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KB금융지주는 임시이사회 직후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공석중인 KB국민은행 행장 후보로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를 선정해 11월 21일에 개최할 예정인 은행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했습니다.

대추위 관계자는 "KB금융의 조직안정과 효율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주사와 은행의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한 윤종규 내정자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사회가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이 KB 사태와 관련해 KB 사외이사들이 책임을 지고 직간접적인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임시 이사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은 거취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모르쇠로 일관해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도 녹록치 않을 전망입니다.

이경재 KB이사회 의장은 이사회가 열리기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문제는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닌 듯 하다"며 "어떻게 책임을 지라는 것인 지 잘모르겠다"고 답해 사실상 사퇴 거부의사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새로운 사람들로 구성이 돼야 사실상 KB 사태가 마무리 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냐"며 일련의 KB사태와 관련해 사외이사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번 임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거취표명이 없었던 것에 대해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이사회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 사퇴논의는 없었다"고 답하며 "대답하기 곤란하고 제가 이 부분에 대해 지금 현재로써는 할말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이경재 의장이 이사회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사진의 거취 문제는 사외이사들과 임시 이사회 당일에 논의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지만 사실상 이번 이사회에서는 거취와 관련한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퇴의사가 없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KB금융 사외이사 9명중 6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게 되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추위 구성, 조직 안정,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사외이사들의 역할도 필요는 하지만 KB 사태와 관련해 사외이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현재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 승인 건을 유보하면서 암묵적으로 사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이번 임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이 구체화 되지 않은 만큼 돌아오는 금융위원회에서의 LIG손보 인수 승인 건 자체가 상정이 되지 않을 것이라느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KB금융의 LIG손보 승인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해 인수 지연에 따른 보상이자 비용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돼 금융권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또 다른 보신주의를 통해 KB금융 조직 자체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KB 사외이사들이 거취 표명과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KB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모든 것을 갈무리 하기 위해서라도 사외이사들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이를 둘러싼 힘겨루기 양상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편 이번 이사회를 통해 윤종규 차기 회장, 행장 겸임 체제가 사실상 본격 출범하게 되는 가운데 윤 내정자가 인사 청탁을 배제하고 실적 위주로 인사를 단행할 지 여부도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KB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KB금융 정기인사가 시행되는 12월 말이나 1월초 임직원 인사와 맞물려 단행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