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상태에서 19개월만에 의식을 회복한 구상훈 이등병/KBS 방송화면 캡처
입대하자마자 뇌출혈로 식물인간이 됐던 이등병이 19개월 만에 의식을 회복해 군에서 구타를 당해 의식을 잃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군 입대 후 자대로 배치 받은 지 19일 만에 식물인간이 됐던 이등병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한 구상훈 씨는 2년 전 육군 제15사단에서 자대배치를 받은 지 19일 만에 뇌출혈을 일으켜 식물인간이 됐다. 이후 1년 7개월 만에 깨어난 구씨는 당시 상황을 다소 어눌한 말투지만 정확하게 기억하는 듯 당시 장소와 사건 정황을 떠올렸다.
구 씨는 "지난 2012년 2월 식당 도우미를 마친 그는 7명의 선임들이 가담한 기합 자리에서 3명이 휘두른 각목에 머리를 맞고 실신했다"며, 특히 가혹행위를 한 선임들의 이름까지 정확히 기억해내 논란이 확산됐다.
하지만 구상훈 이등병이 지목한 선임병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구타나 가혹 행위를 본 적도 없고 한 적도 없다"고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임병은 당시 집단 설문 외 직접적인 조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식물인간 이등병 가족들은 구 씨의 뒤통수에서 발견된 상처 흔적을 군 수사당국에 제시하면서 구타 의혹을 제기했지만 당시 군은 '욕창'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식물인간 이등병 의식 회복과 관련해 육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병역 의무를 수행하던 중 지난 2012년 2월 18일 뇌출혈로 쓰러진 구 이병이 최근 의식을 회복한 것에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구 이병의 의식이 돌아오면서 구 이병과 가족들이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육군은 정부 관계기관, 민간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재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물인간 이등병의 의식회복과 구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식물인간 이등병, 얼마나 억울했으면 19개월동안 깨어나려고 애썼을까?", "식물인간 이등병, 이제라도 의식을 회복해서 다행이네", "식물인간 이등병, 제대로 수사해서 군대문화 바로 잡았으면...", "식물인간 이등병, 꼭 진실을 밝혀주세요", "식물인간 이등병, 자식을 군대에 보내기 무서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