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자영업자' 대출 매년 10조 급증··올라가는 연체율 어쩌나?

입력 2014-11-10 09:12


'자영업자 대출 매년 10조 급증' 자영업자대출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수년 전 중소기업대출의 절반에 불과했던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이제 중소기업대출을 넘어설 정도까지 커졌다.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어든 반면, 비용은 갈수록 늘어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업게 된 자영업자들의 처지가 반영된 결과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2010년말 94조원에서 2011년말 104조원, 2012년말 114조원, 지난해말 124조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0월말에는 134조원까지 급증했다.

4년도 못 돼 무려 40조원의 자영업자대출이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에 63조원이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면 모든 대출종류 중 가장 큰 폭으로 급증했다.

대기업대출(29조원), 전세대출(13조원), 신용대출(8조원) 등의 증가 폭은 자영업자대출에 훨씬 못 미친다.

자영업자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시중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한데다 일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전환한 탓에 2010년말 157조원이었던 대출규모가 올해 10월말에는 147조원으로 줄었다.

그 결과 2010년까지 중소기업대출의 60%에도 미치지 못했던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말 중기대출의 91%를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중소기업대출을 추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은행권 안팎의 분석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자영업자대출이 중소기업대출 규모보다 더 커졌다.

실제로 2010년말 대비 올해 10월 말 자영업자대출의 증가율은 30%에 달해 주택담보대출(23%)을 훌쩍 넘어선다.

자영업자대출의 급증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대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은 줄고 창업·유지비용은 급증해 '빚더미'에 오른 자영업자들의 실을 반영한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수는 537만명으로 2009년 대비 10.4%나 늘었지만, 국내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사업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평균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7만원으로 급감했다. 3년 새 연간 매출이 1천300만원 넘게 줄었다는 뜻이다.

더구나 대기업의 외식 프랜차이즈 진출 등으로 식당 인테리어 등이 갈수록 화려해지면서 창업비용은 급증했다. 2010년 평균 7천540만원이었던 음식숙박업 창업비용이 지난해 9천230만원으로 3년 새 무려 2천만원 가까이 늘었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자영업 가구의 평균 부채는 이 기간 7천131만원에서 8천859만원으로 24%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대출의 급증은 연체율 상승 등을 통해 은행 건전성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 등에서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한 올해 10월 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하나은행이 0.44%에서 0.82%로 급격히 높아졌으며, 신한(0.33%→0.5%), 국민(0.44%→0.57%)은행 등도 일제히 상승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의 경우 2010년말 0.65%였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2011년말 0.74%, 2012년말 0.75%, 지난해말 0.85%, 올해 10월말 0.87%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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