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보다 '짠', 대형마트 우동의 비밀

입력 2014-11-12 14:14
수정 2014-11-12 16:44
<앵커>

날씨가 추워지면서 우동 제품이 인기입니다.

불경기다보니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많이 찾으시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이 제품들에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우동 코너.

맑은 국물에 생선을 말린 재료까지 들어가 라면보다 건강한 먹거리처럼 보입니다.

<인터뷰>김정미 서울 영등포구

"애기가 4살인데 라면을 먹이자니 우동이 좀 더 건강에 좋겠지..."

정말 그럴까요.

시중에서 판매되는 우동에는 라면의 평균 나트륨(1729mg)보다 최대 1천mg 이상의 나트륨이 숨어있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일명 PB제품에는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인 2천mg을 훌쩍 넘는 나트륨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이마트 제품에는 다른 대형마트 제품들보다도 더 많은 양의 나트륨이 들어있습니다.

CJ와 풀무원, 오뚜기 등 대기업 식품회사가 판매하는 우동보다 1.5배 더 많은 양입니다.

나트륨이 다량으로 포함된 이들 제품에는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대형마트의 경영전략이 숨겨져 있습니다.

맛을 유지하는 동시에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물을 우려낼 수 있는 고기나 생선을 첨가해야 하는데, 이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나트륨을 고집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같은 PB제품이라도 홈플러스의 가쓰오 우동에는 이마트 제품보다 나트륨 30%가 덜 들어가 있는 대신, 가격은 15% 가량 비쌉니다.

또 마트 PB상품의 위탁생산은 대부분 중소 식품회사들이 담당하는데, 나트륨을 줄일 수 있는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인터뷰 교수> 차윤환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교수

"자연적인 식재료만으로는 어느 수준 이상의 짠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공적이거나 가공적으로 과량의 짠맛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들은 거기에 입맛이 길들여지고 더 짠맛을 찾게되죠"

소금이 소비자의 입맛까지 중독시키는데, 이 전략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려는 대형마트의 계산이라는 얘깁니다.

올해 10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생우동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4배, 1.5배 상승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문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