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공세에 국내기업 '골머리'

입력 2014-11-06 16:30
수정 2014-11-06 17:01
<앵커>

철강과 타이어를 비롯해 최근 들어 휴대폰까지.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제품들의 공세가 갈수록 무섭습니다.

이에 맞서는 우리 수출 제조기업들의 고민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지금처럼 중국 기업을 경쟁 상대로만 여기지 말고 아예 중국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게 더 현명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임원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휴대폰 사업으로만 지난해 3분기 6조7천억 원의 이익을 냈던 삼성전자.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영업이익은 1조7천500억 원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값싼 중국산 휴대폰들의 공세에서 밀린 탓입니다.

실적 만회를 위해 삼성전자는 부랴부랴 중저가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섰지만 수익이 나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는 비단 휴대폰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한국타이어가 '라우펜'이라는 새 브랜드로 중저가 타이어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휴대폰 시장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은 물론 최근 미국에서도 중국산 저가 제품들의 선전이 두드러지면서 내놓은 고육책입니다.

중국산 제품 공세에 맞서 우리 기업들은 이른바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방침.

시장을 소위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 두 갈래로 나눠서 각각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팔겠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화장품.

최근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설화수'나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를 시장의 성격에 따라 나눠서 공략한 덕분이라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두 갈래 전략이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조언합니다.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우리 기업들이 더이상 중국 기업을 경쟁 상대로만 여기지 말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서로 협력하는 게 보다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남석 /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R&D나 유통, A/S는 특화를 하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는 낮지만 중국이 비교 우위를 갖는 부품 생산, 조립 부문을 중국 업체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런 부분이 애플 아이폰의 성공요인이라고 봅니다."

국내 수출 제조업들의 성장이 갈수록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