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침체된 금융산업의 활력 진작을 위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취합한 ‘ 금융산업 경영애로와 정책과제 건의문’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5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건의문에는 거래활성화, 영업환경 개선, 자금운영 원활화, 이중규제 해소 등 4개분야 20개 현안과제가 담겨있습니다.
건의문은 먼저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인하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 1일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는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과 달리 기본예탁금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일반투자자가 코넥스시장의 상장주권을 매수하려면 3억원 이상을 기본적으로 예탁해야 합니다.
건의문은 “코넥스시장의 하루 전체 거래대금이 3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날이 많은데도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3억원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과도해 매매가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거래부진으로 코넥스시장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상의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초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한다는 코넥스 시장의 설립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본예탁금을 인하해 진입규제를 낮춰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건의문은 금융시장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신용생명보험과 신용손해보험 등의 신용보험에 대한 판매 제한 적용 예외를 주장했습니다.
신용보험은 보험사고 발생시 보험사가 가입자의 대출금 잔액을 대신 갚아주는 상품으로 일반보험과는 달리 돈을 빌리려는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대출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현행법은 꺾기(대출을 해주는 대신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로 보험상품 종류와 상관없이 모집업무와 대출업무의 겸업을 획일적으로 막고 있어 업무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한상의는 “꺾기 규제를 위해서라면 판매창구 제한이라는 원천봉쇄 대신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복수의 상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 결정권을 보장해 불공정 소지를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용보험에 대한 대출창구 취급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상호저축은행의 영업구역외 지역 연락사무소 설치도 금융시장 영업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로 꼽혔습니다.
현행법은 상호저축은행이 본점을 제외한 지역에 지점이나 출장소를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한상의는 “역외 지역 사무소 설치제한으로 고객요구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영업구역 밖에도 간판 등을 달지 않는 단순 연락사무소 설치를 허용하여 고객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외화차입 규제완화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여신전문금융사의 외화차입을 축소하기 위해 신규 외화차입 제한, 기존 차입금 만기상환 유도 등 행정지도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전사는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채권을 원화로 조달해 상환할 수밖에 없어 국내 시장금리가 급변할 경우 오히려 자금조달 안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상의는 “신설 여전사는 국내 위주로 차입금을 조달하는데 기존 여전사에 비해 차입구조의 불균형이 심하고,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전사가 해외차입선 다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대외신인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외화차입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건의했습니다.
이밖에 건의문은 KOSPI200 옵션 거래승수 하향, 주식워런트증권 LP 호가제출 규제 완화, 대체거래소(AST) 1일 거래한도 상향, 방카슈랑스 판매 관련 규제 완화, 접대비 3만원 규제 완화, 여신전문금융회사 외화차입 규제 완화, 장외파생상품 관련 은행 이중규제 개선, 투자자예탁금의 예금자 보험료 면제, 펀드 수시공시 관련 규제 완화 등 총 20개 과제를 건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