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지루해 난...하품이나 해' 이런 노래가 있다. 자우림의 '일탈'이다. 그러나 여유란 찾아볼 수 없는 내 삶...'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까지는 동감하지만, 하품조차 할 시간이 없다.
아침에는 가윤이의 '맘마맘마~' 알람소리에 눈을 떠서 부비적 부비적 일어나서 금세 밥을 차린다. 거실에서 책을 읽어주고, 블럭놀이를 해주고, 같이 낙서놀이를 해준다. 그렇게 2~3시간 놀아주다 보면...가윤이 낮잠시간이다. 휴 이제 쉬어야지!! 눕자마자, "나도 밥 줘.,." 소리가 들린다. 으악!
우리 남편인 개그맨 정진욱 씨는 요즘 아이디어 회의 때문에 새벽 늦게 들어와 오전 11~12시까지 코~자다가 점심 때 일어나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또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이제 나도 TV 좀 볼까...하는 찰나, 가윤이가 뒤척인다. 이 아이가 뒤척일 때 내 심장은 정말 쿵쾅쿵쾅! 제발 깨지 마...제발 조금만 더 자...너무나도 간절한 이 마음, 누가 알까.
가윤이가 자는 틈을 타 갖는 내 시간은 보통 30분 정도? 딱 그쯤이 지나면 가윤이는 깨고, 점심 먹이고, 외출한다. 나가서도 저녁에 잘 자도록 신나게 놀아준다. 그리고 저녁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운다.
이 단순하면서도 힘든 과정이 매일 일어나는 나의 하루 일과다. 이렇다보니 가윤 아빠가 조금이라도 일찍 끝나는 날엔 집으로 바로 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몇 번이나 품게 된다. 그러나 "늦어?"라고 전화를 하면, "어~나 잠시 어디 좀 들렀다 가야 할 것 같아", "지인 잠시 만나고 갈게~" 이런 대답만 나온다!
나도 지인 있고, 친구 만날 수 있고, 나가서 맥주 한 잔, 아니 커피 한 잔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그것마저 난 신랑 눈치를 봐 가며 물어보고선, 겨우 잡은 약속엔 늘 아기를 데리고 가야 한다.
저녁에 친구들끼리 모였다는 소식을 들으면 정말 나도 가고 싶다...마음속으로 백 번 천 번을 외친다. 그래도 참고 아기 돌보는 내게, 정진욱 씨는 "친구들이랑 놀고싶으면 집으로 오라고 그래~"라고 속 편한 소리를 한다. 이러면 나는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이 사람아! 처녀들이 얼마나 할 게 없으면 아기 있는 집에 와서 장난감 가지고 놀아주겠어. 밖에 재밌는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 참 속 편한 소리 하네...입장 바꿔 자기 친구들 집에와서 놀라고 해봐~그럼...오겠냐고!!!!"
가끔 미움받을 소리 잘하는 우리 가윤 아빠.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해.
바깥 생활하는 남편이긴 하지만, 볼 일 다 보고, 할 일 다 하고, 사우나 가고, 운동 가고, 모임 가고...왜 주말이 돼도, 난 늘 아기와 약속이 있고 당신은 늘 낮잠 약속,모임 약속이 있니!
15개월 동안 육아에만 전념해 왔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듯, 나의 큰 행복인 복덩이 가윤이를 얻은 대신 처녀 때의 인맥들, 내 친구들은 멀어져 간다. 아무리 친했어도 아기를 낳고 나니, 아기 엄마들과만 놀게 된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어졌다.
그래도 친구들과 마음으로는 몇 번을 나가서 놀았는지 모른다. 가끔씩은 엄마도 친구들과의 시간이 필요하다!!! 남편님, 나에게 휴가 한 번 주실 생각은 없으시온지요?(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 '코미디 빅리그', '황금거탑'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