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상반기 국내증권사들의 해외지점 성적표는 지난해에 비해 대체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적극적인 해외 공략으로 두드러진 성적표를 기록했습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중 해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미래에셋증권(037620)이였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57억원 적자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62억원 흑자로 돌았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법인에 이어 2010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브라질 법인을 설립해 해외에 모두 6곳의 지점과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모두 8개의 법인을 보유한 대우증권(006800)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우증권은 올 상반기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했습니다.
대우증권은 2012년부터 동남아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증권사인 이트레이드증권 지분율을 80% 이상 확보하며 현지 법인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9억원), 삼성증권(7억원), 현대증권(3억9000만원) 등의 순이익을 남겼습니다.
반면 대신증권은 같은 기간 홍콩법인 손실로 4억3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폭이 줄었지만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동양증권(2억3000만원), 우리투자증권(1억8800만원), 신한금융투자(1억600만원), 하나대투증권(8700만원) 등이 손실을 봤습니다.
한마디로 올해도 국내 10대 증권사중 5개가 해외지점에서 수익이 났지만 여전히 5곳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실적 반등에 성공한 증권사들 대부분이 해외법인을 철수하거나 지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비용절감에 돌입한 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적자를 지속하던 영국 런던법인을 철수시켰고 동양증권 또한 올 상반기 미국법인 지분율을 대폭 낮췄습니다.
현대증권도 영국 런던 법인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 1990년대부터 현지법인과 사무소 개소를 통해 공격적으로 외형적 확대에 심혈을 기울려 왔지만 20여년이 지나도록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해외사업비중을 오히려 축소하고 있는 겁니다.
이는 금융당국이 국내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적극 독려하는 것과는 정면으로 대치됩니다.
[인터뷰]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해외 진출은 일희일비하면 안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봐야한다. 은행과는 다르게 평판을 쌓는게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 글로벌 평판이 없다. 평판 쌓일 때까지 시간을 줘야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증권사가 해외 진출할 경우 증권과 은행업 겸업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또한 해외 진출 절차와 신고를 한층 간소화했습니다.
이제는 증권사가 나설 차례라는 얘기입니다.
증시 거래 침체와 실적 부진, 잇따른 업계 구조조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증권사들이 국내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IB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