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최경식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리스크와 누적된 가계부채 등에 대해 우려했다.
그러나 경기 판단과 물가 등 다양한 이슈에서 큰 틀에서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상황 인식과 해결책에 대해선 약간의 입장차를 보였다.
최경환 부총리는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한은·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만 한국은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도 자본유출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다만 (미 연준도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급속히 진행하면 그 영향이 워낙 크다는 점을 잘 아는 만큼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안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저성장 고착화 문제를 들면서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해 그 여파가 세수 및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올해 3.7% 성장률을 목표하지만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를 내린 이유에 대해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늘리는 쪽으로 작용하겠지만, 최근 경제상황에 비춰보면 일단 성장 모멘텀을 살리는 쪽의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독립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독립성이 의심받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 부총리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현 상황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정확하다"면서 "다만 이런 상황이 오래가다 보면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가계 부채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최 부총리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1년간 0.24% 정도 가계부채는 늘어난다는 한국은행 통계가 있다"면서 "가계부채가 조금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발언해 가계부채 문제를 좀 더 우려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 모두 가계부채가 총체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게 보았다.
정부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제는 그때그때 타이밍에 맞게 대응해야 하는 불가피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부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면서 공무원 연금 개혁 등 구조개혁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등하는 전세 시장에 대해서는 "전세시장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으며 관계 부처 간 (대책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 시기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은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월세 시장 안정 차원에서 공공임대주택를 중장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3∼5세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보육 논란에 대해선 "교육 지방자치단체는 영유아 보육법에 따라 관련 예산을 편성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면서 "지방교육감들과 현재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학생 수가 3분의 1 줄어드는 동안 지방교육교부금은 3배 늘어 학생 1인에게 가는 금액이 4배 수준으로 늘었다"면서 "중앙 정부나 지자체의 재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분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화두로 떠오른 공무원 연금 문제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공무원 연금은 시한폭탄이기 때문에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한경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