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해철의 자작곡 '민물장어의 꿈', "마치 갑작스런 죽음을 준비한 듯"

입력 2014-10-28 05:28
수정 2014-10-31 16:28
▲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

'마왕' 가수 신해철(46)의 끝내 숨을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들과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신해철이 언급했던 자작곡 ′민물장어의 꿈'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 2010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 중 뜨지 못해 아쉬운 한 곡으로 1999년 발표한 '민물장어의 꿈'을 꼽으며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서 그는 '민물장어의 꿈'은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며 가사는 자신의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신해철은 지난 22일 장협창증 수술을 받고 치료 중 갑작스럽게 심장 기능이 정지돼 심폐소생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 후 신해철은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3시간에 걸쳐 긴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27일 오후 8시 19분에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신해철의 인터뷰를 기억한 팬들이 27일 그의 사망소식을 접한 뒤 ′민물장어의 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그에 대한 안타까움 마음을 달랬다.

다음은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 가사 전문이다.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신해철의 빈소는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며 발인 날짜와 시간 및 장지는 아직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