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20주년 기획. 격동의 우크라이나를 가다

입력 2014-10-24 16:13


1995년 '세계는 지금' 제작진이 찾아갔던 우크라이나는 독립 이후 미래를 향한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우크라이나는 격동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부와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하면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는 야누코비치의 축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의 대규모 시위, 유혈사태 등으로 계속 악화되어 왔다. 수도 키예프는 러시아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대의 물결로 뒤덮이는 등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민족주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유혈 충돌로까지 번진 상황. 지난 6개월 간 계속된 내전으로 무려 3,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50만 명에 이르는 피난민을 발생했다. 지난 9월 5일 가까스로 체결된 휴전협정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여전히 치열한 교전 중에 있다. 그 일촉즉발의 최전방 현장에 한국 언론 최초로 '세계는 지금'이 다녀왔다.



첫 목적지는 슬라반스크. 전쟁의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엔 주민들의 비참한 절규만이 남아있었다. 민간 마을마저 예외 없이 쑥대밭으로 변했고, 도시는 황망한 폐허가 되었다. 얼마 전까지 전투가 치열했던 크라마토르스크는 아직도 장갑차와 군수 물자 행렬이 거리를 뒤덮고 있었다. 그 속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군인들이 싸우고 있다. 난민촌에는 고향을 본 적도 없는 갓난아이와 고향에 살아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절망을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신냉전의 전선에서 일상과 희망을 빼앗긴,하지만 꿋꿋이 살아내야 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