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탕평인사 시험대‥슈틸리케式 기용 '주목'

입력 2014-10-23 15:26
<앵커>

채널·인맥으로 점철되며 온갖 치부만 드러내왔던 KB에 새 수장이 결정됐습니다. 후속 인사가 윤종규 후보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인 가운데 인맥과 의리 등 병폐를 떨궈내며 축구대표팀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안긴 슈틸리케 효과를 주목해 볼 시점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차기 회장 낙점이라는 기쁨도 잠시. 행장 겸임 여부를 비롯한 계열사 후속 인사는 윤종규 KB 회장 최종 후보의 첫 시험 무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회추위 전부터 유임이냐 승진이냐 등 국민·주택간 채널 싸움, 인맥을 동원한 물밑작업이 감지되는 등 윤 후보가 내부통합과 탕평 인사를 병행해 아우른다는 것 자체가 적쟎은 부담입니다.

제반 우려에 대해 윤종규 후보는 “현안을 빨리 파악해 혁신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사람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적재적소에 활용과 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납득 가능한 인사를 통해 채널간 잡음을 최소화 하는 한편 조직을 최대한 안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종규 KB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일단 조직을 안정화하고 현직 각 자리에 있는 조직 최대한 흔들지 않고 조직 안정화시키는.."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겠다는 후보자의 말에서 내부 중심의 소폭 인사를 점쳐 볼 수도 있지만 KB 내홍과 무관치 않은 계열사 사장들의 면면을 감안하면 대폭 인사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현재 정회동 KB증권 사장 등 4명의 CEO가 임기 만료에도 KB 내홍으로 유임된 바 있고 박중원 KB데이터시스템 사장과 남인 K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차순관 KB저축은행 사장과 김덕수 KB카드 사장의 경우 내년 1월과 3월까지가 임기입니다.

공석중인 국민은행장은 회장이 일정 기간 겸임 한 뒤 조직 안정 이후 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논의 중으로 윤종규 후보와 이사회의 최종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진 KB금융 회추위원장

"윤종규 후보와 이사회가 상의해서 회장·행장 겸임 여부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

행장 분리시 현재 직무대행 중인 박지우 부행장을 포함한 부행장들과 윤웅원 KB지주 부사장, 계열사 임원 등 복수의 임원들이 물망에 오르내리는 양상입니다.

KB 안팎에서는 후속인사와 관련해 축구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 넣은 슈틸리케식 인사, 선수 기용을 주목해 볼 만하다는 견해입니다

인맥과 의리 선발 등 마치 KB의 채널 논란을 연상시키는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형편없는 경기력과 최악의 성적, 이후 돌아온 것은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 신뢰 상실이었습니다.

KB와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은 윤종규 후보자가 채널에서 자유롭기는 하지만 판을 이리 짜고 저리 짜봐도 해묵은 채널 논란, 인사 반발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용할 수 있는 내외부의 모든 자원을 평가해 배치하는 냉정함이 필수라고 입을 모읍니다.

인맥과 채널에서 자유로운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공정한 선발과 기용 그 이후 팀 컬러 변화, 무한경쟁으로 선수들은 가치 입증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이는 두 경기 만에 경기력, 팬들의 희망으로 돌아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

물론 축구와 금융을 별개로 볼 수 있지만 수장의 안목과 인사 방식에 따라 상처 입은 조직과 팀을 추스르는 확실한 처방전이 될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 일맥상통합니다.

자칫 조직내 여론과 반발, 노조를 의식해 어정쩡한 인사를 할 경우 KB 혁신의 출발부터 삐그덕 거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주사 출범 이후 수장이 바뀔 때 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 불합리한 인사, 불만 누적, 채널 갈등, 줄서기 등 권력다툼을 벌이는 동안 KB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윤종규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내부통합을 꾀하면서도 첫 인사에서 얼마나 합리적이고 대다수가 납득 가능한 탕평인사, 혁신 의지를 담을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KB 재건은 물론 성공한 KB 수장의 선례를 남기는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