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성보다 어른 같았던 수영이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 제작 드림이앤엠·후너스엔터테인먼트) 13회분에서는 기적 같은 사랑을 나누며 시청자들에게 애틋함을 선사했던 강동하(감우성)와 이봄이(최수영)가 슬픈 이별에 직면해야 했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일시적으로 심장기능이 조금 약화된 줄로만 알았던 봄이. 눈앞에 동하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봄이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의 장애물들 앞에서 더욱 동하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더해갔다.
푸른이(현승민)의 입양사실을 알게 됐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알기에 “아이들의 엄마가 되겠다”는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동하와 함께 헌책방을 가고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가는 등 소소한 데이트를 약속하며 여느 연인들처럼 사랑을 키워나갔다. 엄마 명희(심혜진)와 동하의 어머니 현순(강부자)에게도 믿음을 주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 봄이를 보며 “나보다 훨씬 어른인거 같다”던 동하 또한 봄이와 함께 하는 매순간들이 설레었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찾아왔다. 봄이에게 심장거부반응이 일어난 것. 걷기도 힘들 정도로 상태는 악화됐고 봄이는 엄청난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동하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직감이라도 한 듯 동하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봄이는 동하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아내듯 하염없이 동하를 바라보았다. “담아놓게요. 내 눈 속에, 내 마음 속에, 새겨놓으려고”라며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들이 자리 잡고 있던 봄이는 동하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저 너무 행복했어요. 지키지 못할 약속을 제가 너무 많이 했어요. 너무 죄송합니다”라는 마지막 말과 함께 자리를 뜬 봄이와 그런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동하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심장으로 기적 같은 사랑을 만들었지만 심장으로 인해 이별을 선택해야만했던 봄이의 이야기. 동하와의 이별의 순간까지, 눈빛의 작은 흔들림까지 표현했던 최수영은 감정을 절제한 열연으로 슬프지만 아름다웠던 이별을 준비했다. 또한 이별에 직면했던 감우성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먹먹함을 선사했다. 숨길 수 없는 경험의 힘에서 우러나오는 순간순간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다. 또한 잔잔하게 흘러나왔던 故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는 이들 사랑의 안타까움의 깊이를 더했다.
한편 ‘내 생애 봄날’ 13회분은 시청률 10.6%(AGB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두자릿수 시청률에 재진입했다. 지난 회보다 무려 2.1% 상승한 수치로 수목극 1위를 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