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LS엠트론 '일감 몰아주기' 정황 드러나

입력 2014-10-23 08:00
수정 2014-10-23 14:34
농협중앙회가 LS엠트론에게 농기계 임대사업 물량을 몰아주는 등 특혜성 조치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농협중앙회가 23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부터 올해 8월까지 구매한 트랙터 1만5,157대 가운데 65%, 9,818대를 LS엠트론을 통해 공급받았습니다.

농민들에게 농기계를 싼값에 임대하기 위한 농협중앙회의 핵심사업 물량을 특정업체에 몰아준 의혹이 일어나는 대목입니다. 실제 농협중앙회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LS엠트론과 단독계약을 맺고 약 4,200대의 트랙터를 구매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낙찰수량을 초과해 LS엠트론의 트렉터를 사들인 점입니다. 농협중앙회는 2013년 LS엠트론으로 부터 낙찰 수량 2,340대보다 429대를 초과해 트렉터를 매입했습니다. 이어 2014년에는 LS엠트론이 낙찰받은 150대의 4배 가까운 586대를 구입했습니다. 또 2012년에는 초과 매입 시점이 입찰을 모두 마치고 농번기인 연말에 이뤄져 약 600억원 상당의 트랙터가 재고로 쌓였습니다.

농협중앙회와 LS엠트론의 짬짜미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는 LS엠트론과 중고농기계 수출을 위한 MOU를 맺었습니다. 공급과잉인 농기계를 다시 사들여 LS엠트론에게 팔아넘긴 후 이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방안이었습니다. 사실상 LS엠트론에게 낙찰 물량을 초과해 새 농기계를 구입하고 공급과잉이 되자 중고 농기계를 다시 LS엠트론에게 되파는 촌극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게다가 중고 농기계를 되팔때 가장 값을 높게 부르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관련 절차를 생략하고 해당 MOU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습니다.

또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말 전국 8개도 농기계부품센터에 LS엠트론의 농기계 엔진오일을 구매토록 공문을 보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해당공문은 "오일은 가급적 LS제품을 확보"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상생에 앞장서야 할 농협이 특정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은 국내 농기계산업의 경쟁력을 해쳐 결국 우리 농민과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농협은 농기계사업에서 손을 떼거나, 업체간 자율적인 경쟁이 이뤄지도록 지금까지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