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차기 회장 선출 임박‥이번엔 잔혹사 끝내나

입력 2014-10-22 16:42
수정 2014-10-22 17:02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하영구 등 심층면접에 임하는 4명의 후보들이 KB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심층면접에 모두 임한 가운데 이제 회추위의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22일 오전 9시부터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대상 심층면접이 개시된 가운데 4명의 후보들은 회추위의 사전 당부로 기자들에게 각자의 소견을 속 시원히 피력하지는 못했지만 표정과 말투에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비장함이 묻어났습니다.

첫 면접 대상자였던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면접을 앞두고 면접 20분전쯤 로비에 도착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습니다.



김기홍 전 수석 부행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들이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돼 있다며 그것이 룰“이라며 회추위 면접 이전에 원칙을 준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기자들을 뒤로 한 채 황급히 면접장으로 향한 김기홍 전 수석 부행장은 면접 이후에도 면접에 대한 소견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코멘트 없이 현장을 떠났습니다.

가나다 순으로 진행된 면접은 김 전 수석 부행장 면접 이후 윤종규 전 KB금융 사장이 면접을 위해 KB 명동 본사에 도착한 가운데 윤 전 부사장은 “저의 소신과 포부를 회추위 면접에서 상세하게 이야기 하겠다”고 결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90분 가량의 심층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 심층면접에 임했다"며 "회추위의 (투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오전 두 명, 오후 두 명으로 진행된 심층면접은 김기홍 전 수석 부행장과 윤종규 전 부사장 면접 이후 신속한 진행 등을 위해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대신 한 뒤 오후 다시 3번째 면접을 속개했습니다.

세번 째 면접을 위해 KB 본사에 도착한 지동현 전 부사장은 “20년 동안 제가 생각해 오 던 것을 잘 설명할 생각”이라고 답한 뒤 면접장으로 향했습니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면접을 마친 뒤 어떠했는 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KB의 미래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라는 견해를 말했다"며 "삼성의 경우 박사급 연구인력이 3천명 넘고 엄청난 R&D 역량이 있어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고 KB도 지금보다 성공해서 글로벌기업 이 되려면 직원들이 학습하는 학습조직이 돼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지 전 부사장은 “당장은 KB의 조직안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덧붙였습니다.

3시 20분을 전후로 마지막 면접 대상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KB 명동 본사에 도착한 이후 기자들의 질의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감사합니다"고 짧게 말한 뒤 면접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회추위는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하영구 등 차기 회장 후보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한 후 짧은 논의를 거친 뒤 곧바로 표결을 진행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게 됩니다.

이번 회추위에서 선정된 후보는 최종 후보자로 추천되며 다음달 임시 주총에서 차기 회장으로 정식 선임됩니다.

한편 차기회장 심층면접과 관련해 KB 노조는 표결 이후 공식적인 입장 표명, 성명을 내겠지만 외부 낙하산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극렬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KB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한 해 내내 각종 사고를 겪고 수뇌부 동반 중징계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이면에는 낙하산과 관치의 병폐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가 온다면 출근저지는 물론 이전과는 다른 강도로 강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부로 분류되는 인사 3인 중 한명이 될 경우 출근저지는 없겠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KB에 시급한 CEO 승계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비를 하고 조직 안정과 비전을 함께 공유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KB 금융은 지난 2008년 지주 설립 이후 4명의 회장을 거치는 동안 정권 인사, 낙하산, 관피아에 의해 조직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는 평이 KB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병폐가 각종 금융사고, 임영록 전 회장, 이건호 전 행장간 내홍, 동반 중징계, 해임과 자신사퇴 등으로 이어지는 등 최근에 와서야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KB의 차기 회장 선임이 막바지에 달한 가운데 과연 KB가 기나긴 관치, 낙하산 논란 등 잔혹사를 끊고 새롭게 조직을 재정비해 갈등 치유와 통합, 리딩뱅크로 재도약 할 수 있을 지 선택의 시간이 임박해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