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역할 상실‥산업·기업은행 '질타'

입력 2014-10-21 15:27
<앵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관련 부실 대출 의혹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동부그룹과 STX 등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도 미흡해 국책은행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거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무엇보다 세월호의 선주사인 청해진해운에 대한 부실 대출 의혹에 질타가 집중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산업은행이 지난 2012년 청해진해운에 대해 제대로 감정평가도 하지 않고 수십억원을 대출해줬다는 겁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불법 증축에 쓰일 돈을 빌려주면서 담당자가 감정평가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산은에서 대출심사를 할 때 계열사와 주요 주주에 대해 점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세월호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박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홍 회장이 세월호 대출 역시 일종의 관행이었다는 발언을 하자 국감 현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유병언 그룹'의 핵심 관계사인 천해지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기업은행은 천해지의 담보금이 적은데도 신용대출을 크게 해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천해지가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생각했다"며 "대출채권을 충분해 매각해 회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동부그룹과 STX 등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산은은 동부그룹 오너가 사재출연 약속도 지키지 않았는 데 혜택까지 주고 있다며 국책은행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기업은행의 경우 해마다 횡령 등 비리사고가 발생한 데다 은행권에서 구속성 예금인 '꺾기'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며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