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논란은 모두 지배구조로 귀결됩니다.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고, 독립성 역시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해외 선진국들은 어떻게 공적연기금을 운용하고 있을까요?
'국민연금이 불안하다' 그 4번째 순서로 글로벌 연기금들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펀드, GPIF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섭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GPIF는 현재 12%에 불과한 일본 주식투자 비중을 최대 30%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오는 12월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이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새롭게 취임한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노동상이 "투자안 변경과 지배구조 개편은 분리될 수 없다"고 밝히며 전반적인 개혁에 나서, 예정보다 시간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일본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GPIF 개혁의 큰 축은 위험관리체계과 기금 지배구조의 개편. 의사결정기구와 실무집행기구를 분리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 그동안 100% 공무원으로 구성되어 있던 조직에 전문인력을 투입해 투자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인터뷰>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국민연금이 지배구조나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이 태생적으로 GPIF와 비슷하다. 이번 개혁을 통해 GPIF는 선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 국민연금도 바람직한 지배구조와 운용목표를 위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기금운용의 독립성이 이슈로 불거졌고, 1990년대 들어서 다수의 글로벌 연기금이 전문성에 방점을 찍어 운용조직을 분리하는 개편을 단행해왔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은 책임성과 대표성, 공공성만이 부각되면서 전문성은 놓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기금의 전략적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 기금운용위원회는 정부위원과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 등 비전문적 위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각자의 이해관계와 당시의 정치적 입지에 따라 움직일 뿐, 중장기적인 국민연금의 운용 목적과 방향조차 제대로 수립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근본적인 바탕부터 흔들리는 국민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의 노후 소득보장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원점에서부터 개선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