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으로 손꼽히던 ‘비밀의 문’이 기대에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대기획 ‘비밀의 문’은 7회는 7%(전국 기준,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찌를 또 한 번 기록했다. 이는 지난 6회에서 기록한 시청률과 같은 수치로 연속 월화극 3위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믿고 보는 배우 한석규와 명품 조연들의 출연, 이제훈의 군 제대 후 첫 작품이라는 점 외에도 ‘뿌리 깊은 나무’를 연출했던 PD와 작가의 만남 등 많은 화제를 낳으며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연 ‘비밀의 문’은 안방극장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세자 이선(이제훈)이 신흥복(서준영)을 죽인 진범을 찾아내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건을 수사하던 이선은 신흥복이 남긴 반차도 의궤에 범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 위치에 서 있던 강서원(장은풍)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이후 이선은 반차도가 능행수가 이전에 그려졌다는 것을 깨닫고 강서원과의 대화에서 신흥복이 지목하려던 진짜 범인이 강필재(김태훈)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때 영조(한석규)는 박문수(이원종)를 움직여 맹의를 찾고 있었다. 박문수는 강필재를 의심했고 그가 맹의를 가져갔다고 확신했다.
이처럼 ‘비밀의 문’은 의궤살인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지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으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비밀의 문’은 앞서 여러 번 다루어진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을 다룬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기에 사도세자를 백성을 사랑한 인재로 그리고 맹의, 신흥복 살인 사건 등 미스터리한 요소를 추가해 ‘미스터리 팩션 사극’이라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
그러나 1회에서 이미 맹의를 손에 넣기 위해 김택(김창완)의 수하가 신흥복을 살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영조가 노론과 손을 잡고 이선의 수사를 방해하는 모습이 빠르게 전개됐음에도 이선은 한참이 지나서야 “노론이 개입됐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초반 긴장감 있게 전개된 내용과 달리 이선의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트렸다.
또한 ‘사도세자가 죽었다’는 결말이 미리 알려진 것도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비밀의 문’은 “아들은 왜 죽음을 맞이하였는가‘, ’아비는 왜 아들을 죽였는가‘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왕권을 지키기 위해 불안에 떨어야했던 영조와 날 때부터 지존의 길이 정해져있던 이선의 다른 생각이 대립의 출발점이며 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영조는 아들에 대한 애틋함보다 왕권을 지키기 위해 맹의를 손에 넣는 일에만 관심이 있어 보이고, 영조와 이선의 극한 대립을 위해 넣은 신흥복 살인 사건의 수사에만 초점이 맞춰져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방송 말미에서 영조는 맹의를 손에 넣었다는 생각에 즐거워했으나 이어 맹의에 관한 정보를 조사하는 이선과 이를 알고 분노하는 영조의 모습이 예고되며 두 사람의 대립이 심화될 조짐을 보였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비밀의 문’이 다시 안방극장의 선택을 받아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대기획 ‘비밀의 문’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