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추위, 합리성·전문성·글로벌역량 등 회장 3대요건 제시

입력 2014-10-12 14:16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의 기준으로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역량 등을 제시했습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해임된 임영록 전 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등 3대 기준을 차기 회장 요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리성'은 KB금융그룹의 장기적인 발전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 능력을 갖춘 후보를 뽑기 위한 기준으로 7명의 1차 후보 모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이어서, 차기 회장 인선에서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성'은 금융권에서의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 금융그룹의 CEO(최고경영자)로서 손색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이번 1차 후보 선정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이 배제된 것도 이 기준이 적용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를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금융권보다는 회계법인 근무 경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등은 다소 불리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역량'은 KB금융그룹을 국내에 안주하지 않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키울 수 있는 역량과 식견을 갖춘 후보를 뽑기 위한 요건으로 다소 의외의 후보로 여겨지던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1차 후보에 포함된 것을 뒷받침해줍니다.

하 행장은 글로벌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에서 1981년부터 근무했으며, 2004년부터 한국씨티은행장을 10년간 맡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획재정부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추진에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전 회장은 삼성 재직 시절 영국 런던대 정경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프랑스 파리바은행, 미국 뱅커스트러스트 서울 및 도쿄지점 등에서 일하고 삼성그룹 비서실 국제금융팀장을 역임하는 국제금융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1차 후보에 오른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도 신한은행에 있을 때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홍콩 등에서 9년간 근무했고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때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등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회추위가 제시한 3대 기준이 실제 최종후보 선임 과정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관치금융이나 인맥, 학연, 지연 등이 힘을 발휘해 차기 회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회추위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면서 KB금융의 장기적 발전과 화합을 이뤄낼 경쟁력을 가진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