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공익예능의 귀환, '이경규가 왔다'

입력 2014-10-03 12:04
수정 2014-10-03 12:07


오랜만에 돌아온 이경규의 공익예능 ‘부탁해요’는 파일럿을 넘어 정규편성 될 수 있을까.

지난 2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국민고충처리반 부탁해요’(이하 ‘부탁해요’)에서는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경규와 이덕화, 씨스타 보라, 유상무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경규가 간다’, ‘양심 냉장고’ 등 과거 공익 예능을 이끌었던 이경규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공익예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됐다.

이들이 해결해야할 첫 고충은 도심에서 수 백 마리 닭을 키우는 부부 때문에 생긴 이웃 주민과의 갈등. 현장을 직접 찾은 MC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상태에 경악했다. 닭의 배설물과 모이, 털까지 온 집안을 가득 채웠고, 특유의 냄새 탓에 두통을 호소했다.

그 곳이 집 안인지 양계장인지 헛갈릴 정도. 이에 ‘부탁해요’는 새로운 양계장을 세우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고, 집에서 키우는 닭으로 인해 멀어졌던 모녀 사이도 회복하며 완벽히 고충을 해결했다.

이어 ‘부탁해요’의 핵심, OECD 국가 중 보행자 사고 1위라는 불명예를 벗겠다는 취지의 캠페인이 진행됐다.



차가 별로 없는 곳에서 무단횡단이 잦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무단횡단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이라는 조사결과가 충격을 안겼다.

‘부탁해요’는 대학교 밀집지역인 서대문구 연세로, 중구 중부시장 앞, 직장인으로 붐비는 강남구 사거리 현장을 직접 지켜봤다.

서대문구, 중구, 강남구 구청장이 직접 출연해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구청장들은 자신의 지역구가 가장 많은 무단횡단 수를 기록할까 조마조마했고, 이경규는 “근절을 위한 표지판이라도 세워달라”고 말했다.

구청장들은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약속해 단순히 양심에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공익예능의 모습을 보여줬다.

MC들과 구청장들은 가장 많은 무단횡단 수를 기록한 서대문구로 나가 근절 캠페인을 벌였다. 다음 날 같은 시간대 현장을 살펴보니 무단횡단을 하는 수가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공익예능의 효과를 확인한 셈이다.

이경규는 특유의 버럭과 직언으로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공익예능의 대표주자 다운 면모를 보였다. 돌아온 이경규에 힘입어 ‘부탁해요’가 정규 편성을 확정해 공익예능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