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진실 추적극 ‘제보자’(감독 임순례, 제작 영화사 수박)는 관객들을 향해 묻는다. 국익과 진실 중에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이 영화는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극 중 이장환(이경영) 박사는 세계최초로 인간 배아줄기 세포 추출에 성공하며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다. 바로 그 순간 ‘PD추적’의 윤민철(박해일) PD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그는 이장환 박사와 함께 연구를 해오던 심민호(유연석) 팀장이었다.
제보자는 “전 아무런 증거도 없습니다. 그래도 제 말을 믿으시겠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논문이 조작된 사실을 알리고, 줄기세포 실험 과정에서 벌어진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양심선언을 하게 된다.
윤민철 PD는 직감한다.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고 진실을 알리려 노력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국익을 언급하며 침묵하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은 이장환 박사를 믿었고, 믿고 싶어 했다. 그렇게 매도 받고 비난 받는 상황에서 윤민철 PD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윤민철 PD 역의 박해일은 진실을 알리려는 언론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투영해낸다. 이경영과 유연석의 연기도 눈에 띈다. 권해효 박원상 송하윤 등 조연들도 자신들의 몫을 해낸다.
‘제보자’는 누구나 아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며, 임순례 감독의 기획의도처럼 “언론의 자유, 우리 사회의 진실을 파헤치는 한 언론인의 집요한 투쟁”을 그대로 담아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하지만 너무나 깔끔해서일까. 분명 괜찮은 영화임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극중 이장환이 자신이 복제한 개를 쓰다듬으며 하는 대사는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그럼에도 ‘제보자’의 미덕은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은 스스로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질지 모른다. 원하지 않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 혹은 진실을 쉽게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가.
공정성을 잃어버린 언론에게, 진실을 감추는 국가 권력에, 진실을 외면하는 국민에게 ‘제보자’는 물음을 던진다. 그 물음에 관객들은 어떻게 답할까. 2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113분.(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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