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만 되면 일어나는, '신데렐라 아기'라고 아시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육아를 하며, 육아정보를 곳곳에서 찾아보고 아기나 어른이나 수면시간은 늦어지지 않게 밤 10시 전엔 자는것이 좋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부쩍 계획적인 엄마로 변신 중이었다.
나의 원대한 계획은 이랬다. 최대한 가윤이의 낮잠은 줄이되, 밤잠은 길게 재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밤 10시 전에 재워야겠다고 각오하며, 실천에 옮긴 지 어느덧 한 달이 넘은 듯하다.
그런데...우리 딸아이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실천으로 옮기기 전엔 아기의 실제 수면습관이 어떤지 잘 몰랐다. 아니면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 하는 건지. 그런데 아기의 수면습관 들이기를 실천으로 옮긴 후, 가윤이의 이상한 습관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몇 번은 잘 자는가 싶더니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10시 전에 잠들어도 12시..12시 10분, 12시 30분...12시를 살짝 넘기기만 하면 번뜩! 눈이 말똥말똥해진다.
언제 잤냐는 듯이 눈 뜨자마자 "엄마~따따꿍~"하고 우렁차게 외치는 것이다! 목소리도 어딜 봐서 자다 일어난 소리더냐...
우리 신랑 정진욱 씨도 늦게까지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통에 늘 밤 12시 넘어서 들어오는데, 피곤해서 바로 자려고 하면 가윤이가 깨어 있으니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기 수면시간 정보를 찾아보기 전엔 "그래, 자다 깼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웬걸. 이건 엄연한 버릇이었다. 매일 그 시간에 일어나는 가윤이 때문에 우리 부부에겐 오히려 밤낮이 없어져 버렸다.
항상 12시에 깨는 이 버릇때문에 낮잠도 최대한 일찍,조금씩 재우기를 실천 중이다. 낮1시에 재우고, 깨면 놀이터 데리고 나가서 신나게 놀고 목욕 하고, 밥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정말 완벽한 일정인데...12시만 되면...왜, 왜...이러는 걸까.
신데렐라도 12시면 집에 가야 한다는데, '신데렐라 아기'는 가윤이는 12시만 되면 놀자고 난리다. 야밤에 밖에 나가자고 신발을 들고 오는 가윤이 때문에 정말 패닉상태에 빠진다.
그렇게 밤 10시에 자고 12시에 일어나면, 새벽 2시까지 잘 기미 없이 이방 저방 곳곳을 다니며 논다. 잠들기 전까지 현관을 가리키며 "나가 나가"라고 말하고, 양말까지 들고오는 무서운 가윤이!
이럴 때 신랑과 난 조금이라도 일찍 재우고자 "그래! 나가자, 가윤아! 옷 입자!"라고 찬성해 주기도 했다. 그 밤 12시에 유모차를 타고, 아빠 엄마는 졸린 눈으로 동네 몇바퀴를 도는 것이다...
유모차에서 겨우 잠이 들어서 집에 와 눕히려고 하면...다시 살아난다!!! 정말 무섭다. 엄마도 조금만...자면 안될까?
이렇게 늦게까지 놀다 한 번 잠들면, 다음날 오후 11시, 12시까지 잔다. 밤잠은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자는데 왜 12시만 되면 일어나는 건지.
이런 가윤이의 습관 덕분에 난 그렇다쳐도 우리 신랑 정진욱 씨가 걱정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박수 한 번~! 하루종일 아이디어 회의, 촬영하느라 피곤에 지쳐 눈이 반쯤 감겨 있는데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가윤이와 잘 놀아준다. 눈물겹다.
혹시 아빠가 너무 잘 놀아줘서 아빠 귀가시간만을 기다리는 건지...아빠의 매일 귀가시간이 밤 12시라 그런 것인지...도 생각해 봤다.
아니면...아니면...다른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아빠가 오는 시간을 알고 그러는 게 아닐까? 정말 그런 거라면 둘의 부녀지간, "정말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만약 아니라면, 지금 실천하는 수면습관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리라. 이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다 싶은 나는...오늘도 또 고민한다. 미스터리는 또 시작됐다.(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 '코미디 빅리그', '황금거탑'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