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들을 상대로 저축은행의 대출이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 규제 등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저축은행 사태가 있은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규제완화가 적절한 것 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1년에는 저축은행들이 대규모 부실로 줄줄이 영업정지를 받은 이른바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저축은행들은 무분별하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벌이면서 부실화 돼, 결국 파산하고 수 많은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고객들을 울렸던 '저축은행 사태'가 있은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업계를 살리기 위해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저축은행의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역 밀착형 서민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하라는 취지입니다.
이번 방안에는 점포를 만들거나 자산건전성을 분류하는데 있어서 규제도 풀어줬습니다.
<인터뷰> 도규상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
"증자요건을 완화하고 기존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겠다. 영업구역 외에도 제한적인 점포 설치를 허용한다. 또한, 차주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조정하겠다"
금융위의 규제완화 방안을 놓고 일각에서는 또 다른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저축은행이 방만한 경영을 하거나 부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지난 저축은행 사태는 과도한 투자나 대주주 불법행위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이번 대책은 부실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는 올해 초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할 당시, 대부업 자본비율을 줄이면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범한 대부업계열 저축은행들은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대출장사에만 눈이 멀어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호신용금고를 '저축은행'이라고 명칭을 바꾸면서 수많은 금융소비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원인을 제공했던 금융당국이 연이은 규제완화를 꺼내들면서 그 적정성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