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파이럿츠(Royal Pirates)는 보컬 문(26), 베이스 제임스(26), 드럼 수윤(25)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 1집 '샤우트 아웃(Shout Out)'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가왕 조용필의 선택을 받았고, 배우 이민호 콘서트의 오프닝을 장식하기도 했다. 문은 SBS 예능프로그램 '도시의 법칙 in 뉴욕'(이하 ‘도시의 법칙’)으로, 제임스는 ‘정글의 법칙 in 인도양’(이하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눈도장을 찍었다.
어느새 데뷔한지 1년이 지났다. 로열 파이럿츠는 여전히 풋풋하고 패기 넘친다. 동시에 더 책임감이 생겼고, 여유로워졌다. 두 번째 EP 앨범 ‘러브 톡식(Love Toxic)’에는 타이틀곡 ‘사랑에 빠져’를 비롯해 ‘하루 다 지나가겠다’ ‘서울 촌놈’ ‘베팅 에브리싱(Betting Everything)’ 첫 번째 EP 수록곡 ‘유(You)'의 영어 번안 버전 등 총 5곡이 수록되었다. 이번 앨범에는 멤버들이 작사 작곡한 곡들이 담겨 있어 로열 파이럿츠만의 음악적 감수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사랑에 대한 노래들이 담긴 ‘사랑에 빠져’
로열 파이럿츠는 멤버 모두 작사 작곡을 할 수 있는 밴드로 2008년 미국 LA에서 결성됐다.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수윤과 문, 그리고 미국에서 태어난 제임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우연히 알게 돼 밴드를 만들었다. 유투브를 통해 유명해진 그들은 소속사의 제의를 받고 한국에 왔다. 음악이 좋았던 소년들은 어느새 20대 청년이 됐고, 몇 장의 앨범을 발표한 가수가 됐다. 특히 이번 앨범은 오롯이 멤버들이 작사 작곡한 곡들이 담겨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개인적인 곡들이 들어가서 애착이 컸어요. 다양한 곡들이 있고 다 좋은 것 같아요.(문)” “(이번 앨범은) 사랑이죠. 다양한 사랑을 담고 있어요. 풋풋한 사랑도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도 있어요. 저돌적으로 유혹하는 당돌한 사랑도 있고요. 사랑에 실패한 이야기도 있죠. 의도한 건 아닌데 전부 사랑에 대한 노래들이에요. 하하.(수윤)”
멤버들은 이번 앨범을 위해 각자의 옛 기억들을 상기 시켰다. 데뷔 앨범은 프로듀서와 앉아서 함께 작업했다면 이번 앨범엔 멤버 각자의 색을 담았다.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함께 작업을 하기 위해 모이면 이런저런 잡담들로 시간이 훅훅 지나가기도 했다. 남자 세 명이서 두 시간씩 수다를 떨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작업하려고 모이면 먼저 수다를 떨었죠. 만약 다섯 시간이 작업 시간이면 두 시간은 수다를 떨었어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역사와 철학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어요. 여자 이야기도 하고요. 하하.(문)” “이번 앨범에서 제가 ‘사랑에 빠져’를 썼어요. 과감하게 썼죠. 프로듀서 형이 ‘이 정도 근자감이면 재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하하.(수윤)”
◆ 사랑 사랑 사랑, 이 남자들의 이상형
실제 보고 싶은 여자 연예인은 누구냐는 질문에 두 눈이 빛난다. 세 명의 청년들의 입가에 어느새 미소가 지어진다. 막내 수윤은 그룹 에프엑스와 그룹 애프터걸스의 유이를 보고 싶단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드라마를 즐겨보는 제임스는 배우 송혜교와 박신혜, 그리고 전지현과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문은 배우 문채원과 그룹 베스티를 보고 싶단다. 수줍은 모습을 보이던 로열 파이럿츠 멤버들은 이내 “순수한 팬”임을 강조했다.
슬쩍 실제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솔직한 대답이 돌아온다.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진 멤버들만큼이나 이상형 역시 달랐다. “누가 봐도 여자다운 여자를 좋아해요. 유머코드 맞는 여자가 좋죠. 개그 욕심이 있어서 남들을 웃기는 걸 좋아해요. 보통 제 유머에 바로 웃어주는 사람이 있고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있어요. 전 처음부터 빵빵 터지는 분들이 좋아요.(문)”
“드라마 볼 때마다 바뀌지만 일단 저랑 대화할 수 있어야 돼요.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이요. 어떤 상황을 보고 서로 이야기 할 수 있으면 돼요. 솔직히 ‘정글의 법칙’ 할 때는 유이가 이상형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이상형이 됐어요. 촬영할 때는 같이 생존해야 되는 사람이었는데 방송 보니까 매력 있더라고요. 하하. 그때는 몰랐어요. 정말 그 상황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제임스)”
“어릴 때는 저를 좋아해주면 좋아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섹시한 여자가 좋아요. 대놓고 섹시보다는 은은하게 숨긴 섹시가 좋아요. 그런 분들이 매력적이에요. 대놓고 그런 것 보다는 섹시함을 숨기고 있는 여자요. 유머코드도 맞아야 해요. 저는 독설을 좋아해서 ‘라디오스타’도 좋아해요. 윤종신 선배의 깐족거리는 개그도 좋아해요.(수윤)”
◆ 로열 파이럿츠, 버스킹의 매력에 빠지다
로열 파이럿츠는 여름 서울 반포대교 남단, 신사동 가로수길, 대학로, 신촌, 홍대 등 서울 일대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멤버들은 깜짝 공연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긴장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교감을 나눴고, 점점 여유로워졌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됐다. 로열 파이럿츠 멤버들 역시 라이브 공연을 즐겼다.
“처음엔 관객들 눈치도 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갈수록 자연스럽게 풀렸죠.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안방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재밌었고 행복했어요. 하고 싶긴 했지만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몰랐어요. 상상도 못했고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제임스)”
“팬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모르는 관중들 보면 긴장도 되고 걱정됐죠. 이제는 자유로워요. 보던 얼굴도 있고 점점 괜찮아지고 있죠. 바로 앞에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밥 먹었냐고 물어보고 ‘오늘 힘들었지’ 하고 대화도 시도하고 즉흥적인 곡을 할 때도 있고 시간이 갈수록 느낌가는 대로 했던 것 같아요.(수윤)”
“예전에는 커버 곡들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저희 곡이 많아지니까 좋았어요. 일렉트릭 기타 대신 통기타로 공연 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진짜 저희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도 신기하고 애틋했어요. 팬들이랑 친밀감도 느껴졌죠. 팬들도 좋아하더라고요.(문)”
일본에도 두 번 다녀왔다. 어느새 일본어도 늘었다. 아직은 무대 위에서 간단한 농담만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어수룩한 모습을 일본 팬들이 좋아해줘서 다행이란다. 일본에서의 버스킹도 로열 파이럿츠 멤버들에겐 색다른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시간이 되면 계속 하고 싶다고. 새로운 곡과 좀 더 색다른 곡들로 구성해서 팬들과 호흡할 계획이다.
-②편에서 계속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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