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부터 브라질채권 투자가 투자자들에게 관심꺼립니다.
10%대 고금리와 국가간 체결한 조세협정으로 비과세 혜택도 제공되기 때문인데요.
증권팀 김치형 기자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브라질 채권 투자 현황과 주의점 등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김 기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브라질채권 투자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1>
공식적인 통계는 아닙니다만 저희가 직접 증권사들의 브라질 채권 판매액을 집계한 결과 올해만 약 1조4천억원 가량의 브라질 채권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1분기 3천억원 그리고 2분기에 6천억원 정도가 팔렸구요. 3분기에도 4800억 그러니까 거의 5천억원 가량 브라질채권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브라질 채권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브라질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말하는데요.
미국 달러나 브라질 현지 통화인 헤알화로 발행이 됩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은 헤알화 표시 채권인데요.
크게 2가지 정도의 종류가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이자를 받는 이표채와 만기에 한꺼번에 받는 할인채인데요.
할인채는 만기가 6개월 남은 채권도 있어 상대적으로 단기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이표채는 대부분 장기물이라 이자소득 생활자나 여유자금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브라질 말고도 신흥국들이 발행하는 국채 종류는 많은데 유독 브라질 국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2>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해 주고 있다는 것이겠죠.
말 그대로 고금리 상품이라는 얘깁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연 11%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의 4배 수준이거든요.
이표채의 경우 1억원을 투자했다고 할 경우 월 평균 이자소득이 85만원 정도니까. 굉장히 매력적이죠.
두번째는 세금혜택입니다.
우리나라와 브라질 정부 간 조세 협정에 따라 모든 이자가 비과세라서 특히 고소득자들 같은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절세상품이라는 것이죠.
특히, 단기성 외환 거래에 부과하는 토빈세 6%도 지난해 6월부터 폐지됐기 때문에 단기 투자에 대한 부담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3>
이렇게 설명을 들으면 더 없이 좋은 상품 같은데요.
더구나 채권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 잖아요. 그런데 왜 종종 브라질 채권투자자들이 울상이라는 얘기가 들리죠?
<기자3>
가장 큰 문제는 환율입니다.
앞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브라질채권이 대부분 헤알화 표시채권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렇다보니 헤알화의 변동성에 따러서 아무리 브라질 국채에 투자해 이익을 냈다하더라도 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실제로 브라질 경제상황과 여러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헤알화의 가치는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거든요.
9월들어 헤알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한달간 무려 9% 가량 하락랬는데요.
실제로 2007년 이후 최저수준에 내려와 있습니다.
만약 두달전 브라질 채권에 투자한 사람이라고 하면 연 10% 이자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환율 때문에 손실(-5%)이 난 셈입니다.
브라질 채권은 연초 440원대였던 환율이 460원 선까지 올라 온 올 2분기부터 인기가 높았습니다.
앞서 분기별 판매 실적에서도 나타났죠.
사실 이 때만해도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거든요.
결국 이런 전망이 투자자들을 움직이게 한 것이구요. 하지만 결과론 적으로 생각보다 헤알화의 변동성은 더 컸다는 것이죠.
<앵커3>
투자로 이익은 났는데... 환율 때문에 손에 쥔 건 없다는 얘기네요.
그럼 흔히 해외투자할 때 나오는 환헤지를 할 수는 없는건가요?
<기자3>
취재를 하면서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환헤지라는 게 사실 개인들이 하기는 힘든 부분이잖아요.
보통 펀드 같은 상품에 투자할 때 운용사들이 상품 자체에 헤지를 거는 상품과 환노출 상품으로 나눠서 판매를 하거든요.
그런데 브라질채권투자는 모두 개인들의 직접투자로 이뤄지다보니 이런 변동성이 큰 헤알화에 대한 헤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죠.
다시말해 환 위험성에 그대로 개인투자자들이 노출돼 투자를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왜 그럴까요?
조연 기자의 리포트를 통해서 이슈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조연R.. 브라질 채권 투자 '형평성 논란'>
<앵커4>
조연 기자의 리포트를 들어보니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굳이 금융당국도 그리고 증권사들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4>
네 그렇습니다.
단순히 조세협정을 탓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 증권사들을 포함한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최대로 불려주고 보호하는 게 이들의 존재 목적이잖아요.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내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어떻게든 당국을 설득하고 또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투자자들의 위험성을 줄여줄 만한 상품들을 내놓아야 하는것이죠.
하지만 일단 마케팅과 판매에만 열을 올릴 뿐 투자자들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방조하고 있는 것이죠.
또 그 안에는 앞서 조연 기자가 지적한 대로 다른 상품보다 브라질 채권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 판매했을 때 돌아오는 수수료가 상당하다는 점이 이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 점은 금융당국도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의 브라질 채권투자가 펀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셔야 합니다.
일반 주식투자보다 채권투자는 아무래도 큰 규모로 이뤄지다보니 사실 개인이 위험을 감안해 투자를 진행하거나 회수하기가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이걸 펀드라는 툴에 넣어서 개인들은 특히 소액투자자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큰 규모의 자금으로 대응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그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구요.
그런데 현재 국내에서는 개인투자는 비과세가 되고 펀드는 안된다는 입장이니 그냥 개인들에게 투자 위험을 그대로 전가하는 셈이되는 것이구요.
또 반대로 증권사 창구에서 판매되는 브라질 채권은 대부분 투자 하한 선이 있습니다.
채권투자다 보니 적어도 500만원 이상의 투자만 가능하거든요.
결국 비과세에 대한 혜택이 고액 투자자들에게만 돌아가는 형평성 문제도 같이 만들어진 겁니다.
아무튼 당분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널뛰기할 것이란 전망이 강합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한 만큼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분석인데다 올 10월 초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점도 헤알화 환율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죠.
향후 브라질 채권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이런 사항을 꼼꼼히 체크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