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브라질 채권 투자 '형평성 논란'

입력 2014-09-30 14:25
<앵커>

브라질 채권, 10%대 고금리와 제한없는 비과세 혜택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찾는 상품입니다.

지난해에는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애물단지 취급 받다가, 올해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브라질 채권 펀드는 업계에 단 하나뿐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브라질 채권 투자의 열기가 다시 뜨겁습니다.

6개 증권사를 통해 팔린 브라질 채권은 상반기에만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3분기에도 5천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여전히 높은 인기의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와 비과세 혜택.

10년물 브라질국채(이표채) 표면금리는 10% 초반대로 여타 신흥국 국채보다 높은데다, 15.4%의 이자 소득과 환차익 모두 비과세입니다.

특히 보험이나 하이일드채권형펀드 등 동종 유형의 비과세 금융상품은 금액 한도가 정해져있는데 비해, 브라질 국채는 제한이 없어 절세 효과가 가장 큰 금융상품입니다.

최저 가입액은 500만원 안팎으로, 대부분 1천만원 이상 투자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찾습니다.

반면, 소액 투자자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현재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KDB자산운용에서 내놓은 산은삼바브라질[채권]C 1, 단 하나 뿐입니다.

연초후 수익률 6.68%로 같은 기간 해외채권형 펀드, 신흥국 채권 펀드보다 높지만, 자금은 오히려 빠졌습니다.

브라질 채권을 두고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사이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다름 아닌 세제혜택입니다.

현행 세법상 브라질 채권을 직접 사면 비과세지만, 펀드는 비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수익의 15%를 세금으로 내야합니다.

고액 자산가에게만 세제 혜택을 주고, 소액 투자자들은 소외된 것 아니냐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펀드에서 발생한 소득은 배당소득이란 형태로 분류된다. 형평성의 문제가 맞다. 펀드란 소액 투자자들이 작은 지분으로 모이는 것. 투자 저변 확산을 위해서는 세제 체계에서 유리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고려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해외 투자의 경우 타국의 경제와 환율 흐름을 개인이 직접 분석해 제때 사고 팔기 힘든 만큼 전문가의 운용이 필요한 데, 오히려 세제 혜택을 통해 직접투자의 위험성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운용사와 증권사간 형평성도 문제점입니다.

운용사들은 돈을 맡겨주는 이가 없는 반면, 판매사의 경우 직접투자를 중개할때 수수료가 3%에 달해 사실상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펀드를 파는 것보다 낫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직접 투자 상품 만큼이나 채권형 펀드 시장이 커져야 한다며, 금융상품 과세체계 전반적인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