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정설빈(좌)과 지소연(우)가 29일 여자축구 북한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임선주(가운데)를 위로하고 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스페니시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CF에서 최고의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오를 정도로 한국 여자축구의 새 골잡이 정설빈의 무회전 직접 프리킥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골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여자축구 북한전에서 패하는 바람에 동료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9일 저녁 8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준결승전 북한과의 맞대결에서 종료 직전에 결승골을 내주며 아쉽게 1-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여자축구 북한전 경기 시작 후 11분만에 북한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프리킥 위치는 북한 골문으로부터 족히 30미터는 넘어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정설빈은 빠르게 달려들어 오른발 인스텝킥을 강하게 날렸다.
설마했지만 그 공은 회전 없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이에 북한 골키퍼 홍명희가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소용 없었다. 여자축구에서 보기 드문 슈퍼골이 터진 것이다.
동료들도 놀라며 정설빈과 어울려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의 공격 기세는 더 이상 올라가지 못했다. 북한 여자축구의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금방 실감한 것이다.
▲ 정설빈의 짜릿한 프리킥 골에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사진 = 한경DB)
동점골을 노린 북한은 두 차례의 골대 불운(21분 위종심, 23분 전명화)을 겪고도 끝내 동점골을 뽑아냈다. 역시 오른쪽 측면 공격이 위협적이었다. 35분에 오른쪽에서 낮게 찔러준 공을 받은 북한 미드필더 리예경은 미끄러지며 왼발로 방향을 슬쩍 바꿔 뜻을 이뤘다.
후반전에 선수 위치를 바꿔 공격적으로 나선 한국은 조소현이 미드필더로 다시 올라와 훨씬 매끄러운 공격을 퍼부을 수 있었다. 전반전에 심서연과 자리를 바꿔 북한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측면 수비수 역할을 했던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간판 공격수 지소연은 88분에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짜릿한 결승골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크로스바에 맞고 떨어지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전반전 두 차례나 이어진 북한의 골대 불운은 얼마 못 가서 동점골이 나왔는데 반대로 한국의 골대 불운은 말 그대로 역전 결승골로 이어지고 말았다.
후반전 추가시간 3분도 거의 끝날 무렵 한국 수비수의 백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간 북한의 교체선수 허은별이 2차 슛을 정확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대역전 드라마를 만든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아쉽게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나 10월 1일 17시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하게 되었고, 멋진 역전승을 거둔 북한 선수들은 같은 날 20시 문학경기장에서 강팀 일본과 만나 금메달을 다툰다.
※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준결승 결과(29일 저녁 8시 문학경기장)
★ 한국 1-2 북한 [득점 : 정설빈(11분) / 리예경(35분), 허은별(90+3분)]
◎ 한국 선수들
FW : 유영아(83분↔박희영)
MF : 정설빈, 권하늘, 심서연, 지소연, 전가을
DF : 조소현, 김도연, 임선주, 김혜리
GK : 김정미
◎ 북한 선수들
FW : 라은심, 김윤미(52분↔허은별)
MF : 리예경, 김은주, 전명화(75분↔정유리), 위종심
DF : 윤성미, 김은하, 김남희, 김은향
GK : 홍명희
★ 일본 3-0 베트남
◇ 동메달 결정전 일정(10월 1일 1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한국 - 베트남
◇ 결승전 일정(10월 1일 20시 문학경기장)
☆ 북한 -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