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이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추석 연휴 이후 기세가 한풀 꺾이는가 싶었던 한국영화가 10월을 앞두고 또 한 번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마담뺑덕’, ‘제보자’, ‘슬로우비디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나의 독재자’까지 다양한 장르로 무장한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배우가 있다. ‘제보자’와 ‘나의 독재자’로 10월 초와 10월 말을 장식할 배우 박해일이 그 주인공이다. 박해일은 두 영화를 통해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오는 10월 2일 개봉을 앞둔 ‘제보자’에서 극중 박해일은 국익과 진실 앞에서 진실을 쫓는 시사프로그램 PD 윤민철 역을 맡았다. 10년 전 실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줄기세포 논문조작 스캔들을 모티프로 삼은 만큼 ‘제보자’는 사건과 진실을 집중 조명한다. 이것이 제대로 조명되려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담백한 배우의 연기가 뒷받침 돼야 할 것. 이에 박해일은 완급조절을 잘 해내며 윤민철PD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10월 말 개봉을 앞둔 ‘나의 독재자’에서는 ‘제보자’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어린 시절 우상과도 같았지만 스스로를 김일성이라 믿으며 속수무책 변해버린 아버지 성근(설경구 분)과 함께 사는 아들 태식 역을 맡아 근래에 본 박해일 중 가장 명랑하고 쾌활한 모습으로 복귀한다. 빚더미에 앉아도 노는 곳은 강남이요 타는 것은 외제차인 그야말로 양아치. 다단계 업체에서 핏대 세워가며 열띤 강연을 하는 태식의 모습은 그동안 잠시 잊었던 박해일이 새로운 모습을 기대케 하기 충분했다.
상대배우와의 케미도 관건이다. ‘살인의 추억’, ‘이끼’, ‘최종병기 활’ 등 남자 배우들과 함께 일 때 더욱 시너지를 발휘했던 박해일은 ‘제보자’와 ‘나의 독재자’ 두 작품에서도 남자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제보자’에서는 요즘 뜨는 대세 유연석과 호흡을 맞춘다. 극중 줄기세포 조작논문을 제보하는 제보자 심민호 역할의 유연석과 함께 한 박해일은 때로는 강력하게 대립하고 때로는 막강하게 협력하면서 꽤 괜찮은 호흡을 만들어낸다. ‘나의 독재자’에서는 성근 역의 설경구와 호흡을 맞추며 베테랑 배우간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실제 9살 나이 차이임에도 불구, 부자지간으로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이 어색해 보이지 않은 것은 그들의 연기력이 뒷받침 돼 있음을 관객들 또한 굳건히 믿기 때문일 것이다.
전천후 활약을 돋보이며 10월 극장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로 떠오른 박해일. 꾸준히 쌓아 올린 연기 내공을 발휘, 각기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그의 모습이 기대되는 바이다.